속도를 개선한 디지털 제품들의 온라인 판매가 늘어나고 있다.

1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최근의 디지털 제품들은 다양한 복합 기능보다 부팅 시간을 줄인 노트북이나 출력 시간을 단축한 프린터처럼 기존 제품보다 빠른 처리 속도를 판매 전략으로 내세우고 있다.

문영구 옥션 컴퓨터디바이스팀장은 "소비자들에게 디지털기기의 작동 속도는 중요한 구매 요인 중의 하나다"라며 "업체들도 제품명이나 기능에 '터보'나 '스피드'라는 단어를 넣어 소비자들의 시선을 끌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오프마켓(온라인 장터) 제품 검색 순위에서도 처리 속도가 개선된 제품들은 검색 상위권을 차지하고 있다. 출시 이후 꾸준하게 상위권을 유지하고 있는 애플의 노트북 '맥북에어'도 가벼운 무게와 함께 빠른 속도를 내세운 제품이다. 하드디스크 대신 SSD(반도체 이용 저장장치)를 탑재, 부팅 시간이 15초밖에 걸리지 않는 게 특징이다. 이는 윈도7 운영체제(OS) 노트북들의 평균 부팅 시간보다 50% 정도 빠른 수준이다. 종료 시간은 5초 안팎으로 더 짧다.

윈도7 OS를 사용하는 노트북 중에서도 일부 제품들은 처리 속도를 높여주는 '터보' 기능을 탑재했다. 한국레노버의 '아이디어패드 Y560'은 인텔 프로세스의 터보 부스터 기술을 사용한다. 부팅 속도를 최대 60% 이상 높여준다는 설명이다.

노트북 외에 다른 디지털 기기들도 '빠른 속도'를 내세운다. 소니의 '알파55'는 DSLR급의 초당 10매 연사가 가능하다. 캐논의 '익서스 300HS' 역시 초당 8.4매를 연속으로 찍을 수 있다.

디지털카메라로 찍은 사진을 즉석에서 출력할 수 있는 휴대용 프린터들도 주목받고 있다. 옥션에 따르면 관련 제품의 판매량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3% 이상 올라간 상황이다. 후지필름의 휴대용 포토프린터 'PIVI MP-300'은 카메라나 휴대전화의 사진을 USB 케이블로 연결, 20초 정도면 사진을 출력한다.

한 IT업계 관계자는 "최근에는 너무 많은 기능을 탑재해 작동 속도가 느려질 수 있는 제품보다 단순하면서도 빠른 처리 속도를 내세운 제품들이 등장하는 추세다"고 전했다.

한경닷컴 이민하 기자 minar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