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주 금요일 저녁마다 세탁전문 프랜차이즈 크린토피아 성남 본사의 한 강당에서는 신나는 댄스음악이 흘러나온다. 한때 백댄서로도 활동한 춤꾼 류재희 사원(리더)을 필두로 예전 모 인기그룹의 멤버가 될 뻔 했지만 2% 아쉬운 외모로 고배를 마신 고진우 사원,타고난 무대 체질로 방송인을 꿈꿨던 방현주 사원 등 끼로 충만한 8명의 남녀 직원들이 모인 댄스 동호회 '크린걸스&보이스'의 연습이 시작되는 것.

크린걸스&보이스는 말 그대로 춤이 좋아서 모인 모임이다. 류재희 사원이 사내 행사에서 선보인 파워풀한 댄스에 반한 젊은 직원들이 신나게 춤을 추고 스트레스도 풀고 싶어 하나 둘 모인 게 시작이 됐다. 처음에는 친목 성격이 강했지만 정식 사내 동호회로 인정받고 무대에 설 기회가 많아지면서부터 '춤으로 직원들에게 신바람을 불어넣자'는 목표가 생겨 매주 지각률 0%를 기록할 정도로 연습에 열을 올리고 있다.

크린걸스&보이스 회원들은 모두 풋풋한 20대.나이가 엇비슷하고 취미도 같으니 말이 잘 통하고 관계도 돈독하다. 연습 후 회식 자리에서는 유행하는 댄스나 좋아하는 음악 이야기를 나누고 인생의 선후배로서 상담도 청하며 동료 이상의 끈끈한 정을 나눈다. 이런 분위기가 업무에까지 이어져 각 부서 실무자 간 협조가 원활해지니 직원들로부터 우리 동호회가 회사 분위기를 바꾼다는 말까지 듣는다.

동호회는 결성된 지 2년이 채 지나지 않은 새내기 모임이지만 아이돌의 귀여운 댄스부터 섹시하고 파워풀한 안무까지 다양한 모습을 선보이며 무대에 70번 이상 섰다. 사내 축구 동호회인 'FC 크린토피아'의 치어리더로 활약하고 각종 사내 행사의 분위기 메이커 역할을 톡톡히 해내는 동시에 콘테스트에 참가하는 등 대외적으로도 기량을 뽐냈다.

공연을 하다보면 재미있는 에피소드도 생긴다. 올 7월 회사 주최로 열렸던 '한마음 명랑운동회' 당일,본사와 전국 1400여개의 대리점,80여개 지사에서 모인 3000여명의 크린토피아 가족들이 지켜보는 큰 무대를 앞두고 떨리는 마음으로 공연을 준비하고 있을 때였다. 우리를 보고 멀리서 돌진해오던 남자 직원 두 분,감사한 마음에 "안녕하세요"라고 힘차게 인사를 했더니 금세 풀 죽은 표정으로 바뀌며 걸그룹인 줄 알았다고 하신다. 하하하.신나게 웃은 덕분에 긴장감은 날아가고 아이돌이 된 것 같은 자신감으로 멋지게 공연을 마칠 수 있었다.

크린걸스&보이스는 내년 '한마음 명랑운동회'에서 처음으로 사내 밴드 동호회인 '크린스'와 합동 콘서트를 갖기 위해 오늘도 신바람 나게 춤을 춘다.

문명옥 사원 · 총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