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지수가 연중 최고치에 근접해 국내 주식형펀드 투자가 부담스러워지자 대안투자펀드가 새삼 주목받고 있다. 내년에는 대안투자펀드 중 금펀드가 강세를 이어가는 가운데 일본 리츠펀드가 유망 투자대상으로 떠오를 것이란 전망이다.

8일 증권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금펀드의 연초 이후 수익률은 27.19%(7일 기준)로 해외 주식형펀드(7.59%)를 세 배가량 웃돌며 대안투자펀드 중 가장 좋은 성과를 냈다. 대안투자펀드란 주식 채권 등 전통적인 투자수단 외에 상품 · 부동산 · 인프라자산 등에 투자하는 펀드를 가리킨다.

전문가들은 금펀드가 인플레이션과 달러 약세에 힘입어 내년에도 순항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장춘하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글로벌 유동성이 증가하며 신흥국 물가 압력이 높아지고 있어 금이 인플레이션 헤지 수단으로 각광받을 가능성이 높고,선진국 통화 약세로 각국 중앙은행들이 금 매입량을 확대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금값이 사상 최고치여서 향후 상승폭은 다소 제한될 수 있지만 금펀드로 자금이 지속적으로 유입되며 내년엔 제2 도약기를 맞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비철금속,농산물 등에 투자하는 원자재펀드도 주목할 만한 대안상품으로 꼽힌다. 농산물펀드는 올 들어 21.58%,모든 원자재에 투자하는 펀드는 16.22%의 수익률을 각각 올렸지만 글로벌 경기회복 기대에 추가 상승 여력이 크다는 분석이다.

일본 상업용 부동산에 투자해 나오는 임대수익과 부동산 가격 상승에 따른 차익을 노리는 일본 리츠펀드는 새로운 유망 투자처로 급부상하고 있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일본 부동산 시장이 여전히 침체상태지만 최근 일본 정부가 리츠 부양책을 제시한 데다 글로벌 자금 유입으로 리츠 시장은 살아나고 있어서다.

실제 일본 리츠펀드의 연초 이후 수익률은 상반기 0.81%에 불과했지만 지난 7일 기준 20.17%까지 뛰어올랐다. 김종철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일본은행이 지난달 'AA' 등급 이상인 리츠 매입에 500억엔을 투입한다고 발표하면서 리츠에 대한 기대가 형성된 데다 저금리 시대에 해외 투자금이 저평가 상태인 일본 상업용 부동산에 몰려 리츠 수익률이 급등했다"며 "엔화 강세가 이어지면 환차익도 얻을 수 있다"고 말했다. 김 연구원은 "상업용 부동산 시장이 침체된 미국 리츠도 반등할 수 있어 눈여겨볼 만하지만 이미 금융위기 이전 수준을 회복한 홍콩과 호주 리츠는 기대 수익률이 낮다"고 조언했다.

풍부한 유동성과 경기 안정으로 내년 원자재의 강세가 예상되는 만큼 대안투자펀드를 전략적으로 활용해야 한다는 조언이다. 김후정 동양종금증권 연구원은 "대안투자자산은 주식 채권과 수익률 상관관계가 낮고 안정된 수익을 올리는 데 유리해 국내 연기금들도 갈수록 투자 비중을 확대하고 있다"며 "자산의 5% 내외로 투자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서보미 기자 bmse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