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CI가 태양전지 핵심 소재인 폴리실리콘 공장 증설에 향후 2년간 1조8800억원을 투자하기로 했다. 미국 헴록과 OCI,독일 바커 등 상위 3개사 간 경쟁이 치열한 세계 폴리실리콘 시장에서 다른 업체와의 생산 격차를 벌려 글로벌 선두자리에 오르고 고순도 폴리실리콘 시장을 선점한다는 전략이다.

◆2012년 헴록 제치고 세계 1위

OCI는 8일 이사회를 열어 전북 군산산업단지 부지에 연산 2만t 규모의 폴리실리콘 4공장을 새로 건설하고,현재 시운전 중인 폴리실리콘 3공장은 증설해 연간 생산량을 7000t 더 늘리기로 의결했다. 신규 4공장은 단일 공장 규모로 세계 최대 생산능력을 갖추게 된다.

4공장 건설에는 1조6000억원,3공장 증설에는 2800억원을 각각 투입한다. 공정 병목 구간을 없애 생산 효율을 높이는 방식으로 진행하는 3공장 증설 작업은 내년 12월 끝난다. 4공장은 2012년 10월 완공 예정이다. 공장 신 · 증설이 계획대로 마무리되면 이 회사의 폴리실리콘 연간 생산능력은 올해 말 2만7000t에서 내년 말 4만2000t,2012년 말에는 6만2000t으로 늘어난다.

2012년 말이면 세계 1위 자리를 놓고 증설 경쟁을 벌이고 있는 미국 헴록을 1만6000t 차이로 따돌리고 선두 업체로 올라선다. 3위 업체인 독일 바커(3만5000t)와의 생산능력 차이는 2만7000t까지 벌어진다.

OCI 관계자는 "이번 증설로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고순도 폴리실리콘 제품 수요에 안정적으로 대처할 수 있는 기반을 확보하게 될 것"이라며 "고객사들과의 장기 공급계약을 통해 들어온 선수금으로 신 · 증설 자금의 상당 부분을 댈 수 있어 투자비 부담도 크지 않다"고 설명했다.

◆고순도 폴리실리콘 제품으로 차별화

OCI가 대규모 투자에 나선 것은 신 · 증설을 통한 원가 경쟁력 강화와 함께 고효율 태양전지 개발과 맞물려 증가하는 고순도 폴리실리콘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서다. 헴록,바커는 물론 삼성 등 자본력과 기술력을 가진 신규 진입 업체들과의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규모의 경제를 통한 원가 절감이 필요하다는 게 OCI 경영진의 판단이다.

OCI는 2006년 폴리실리콘 시장 진출 이후 쌓아온 기술 노하우와 공장 운영 경험을 바탕으로 폴리실리콘 1㎏을 생산하는 데 필요한 투자비 수준을 경쟁 업체의 3분의 1인 35달러까지 낮췄다.

독자 기술을 통해 경쟁사보다 한수 위의 제품 품질을 유지하고 있는 것도 OCI의 강점이다. 이 회사는 전 세계 50개 이상의 고객사에 기존 제품보다 순도가 높은 '텐-나인(99.99999999% · 불순물 함량 100억분의 1)' 이상의 제품을 공급하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고순도 폴리실리콘 수요가 증가하고 있지만 고순도 제품을 안정적으로 공급할 수 있는 업체는 제한적"이라며 "신 · 증설 물량 대부분은 대형 업체들과의 장기공급 계약을 통해 판매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정호기자 dolp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