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세혐의자 18명 및 관련 기업 동시 조사 착수

국세청이 8일 해외 원정 도박으로 국부를 유출하고 사회적 위화감을 조성한 기업 사주, 연예관련 종사자 등 18명에 대해 특별세무조사에 나섰다.

국세청은 이날 긴급 브리핑을 통해 "변칙적인 방법으로 기업소득을 탈루해 해외원정도박을 한 혐의가 있는 기업 사주 등에 대해 오늘부터 세무조사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이번 조사 대상은 모두 18명으로, 기업 사주뿐만 아니라 연예 관련 종사자도 있는 것으로 파악돼 최근 해외원정도박 의혹으로 논란을 빚었던 톱가수 등 인기 연예인들도 일부 포함됐을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다.

국세청에 따르면 조사대상은 ▲변칙회계처리로 기업자금을 유출해 마카오, 라스베이거스 등 해외카지노를 수시로 출입하며 해외원정도박을 하거나 ▲법인 신용카드를 이용해 해외에서 호화사치품을 구입하거나 도박자금으로 활용한 기업 사주 ▲환치기 수법 등을 통한 해외원정도박 알선 및 조장자 등이다.

국세청 이동신 국제조사과장은 "이번 조사대상 18명 중에는 기업 사주뿐 아니라 연예 관련 종사자 등 자유직업인도 있다"면서 "앞으로 해외원정도박 탈세혐의자에 대해선 지속적으로 조사를 벌여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조사대상들은 대개 수십억원에 이르는 거액을 해외에서 도박으로 탕진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세청은 "해외원정도박 탈세혐의자에 대해선 본인은 물론 관련 기업 세무조사도 함께 실시하고, 사기 등 기타 부정한 행위가 발견되는 경우 사법당국에 고발하는 등 관련법에 따라 엄정하게 처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서울 강남구에 사는 부동산 임대업자 박모씨는 부인 홍모씨와 최근 5년간 마카오 등 해외 유명 도박도시를 수십 회에 걸쳐 방문, 수백일 이상 체류하면서 수십억원을 도박자금으로 사용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은 이 과정에서 법인카드를 이용해 보석상과 거래한 것처럼 허위로 꾸며 현금을 조성한 뒤 도박자금으로 쓰고 법인카드 사용액은 회사 해외출장비 등으로 변칙처리한 혐의를 받고 있다고 국세청은 설명했다.

또 서울 서초구에 사는 서비스업 법인 대표 강모씨는 자기 회사가 해외 거래처에 기업경영 관련 전문컨설팅 용역을 제공한 대가를 자신이 관리하는 해외비밀계좌로 수취한 뒤 마카오 등지에서 도박자금으로 쓰고 해외비밀계좌 자금 중 일부를 국내에 반입해 자녀 명의의 부동산 취득 등에 사용한 혐의다.

경기도에 사는 도소매업 대표 이모씨는 최근 5년동안 미국 라스베이거스 등지에서 신용카드로 수십만달러를 현금서비스 받아 카지노에서 이를 소비한 뒤 자기 회사의 회계장부를 조작, 가공비용을 계상하는 방법으로 비자금을 조성한 혐의다.

(서울연합뉴스) 김병수 기자 bingso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