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능 성적을 받아든 수험생들은 각 대학의 수능 영역별 반영비율을 먼저 따져 자신에게 유리한 곳에 지원해야 한다. 오종운 이투스청솔 평가이사는 "언어 수리 외국어(영어) 탐구 영역을 합산한 표준점수가 같더라도 영역별 가중치에 따라 환산 성적이 달라질 수 있기 때문에 대학별 차이를 꼼꼼히 따져봐야 한다"고 말했다.

인문계열 지원자의 경우 올해 수능에서 특히 어려웠던 수리영역을 잘 봤다면 서울대 연세대 고려대 성균관대 인문계열을 노려볼 만하다. 서울대는 인문계열에서 수리영역(28%)에 가장 큰 가중치를 두고 있다. 나머지 세 영역의 반영비율은 22%로 동일하다. 다른 영역의 성적이 조금 떨어지더라도 수리영역 점수가 탁월하다면 서울대에 지원해볼 만하다는 얘기다.

언어와 외국어 영역 표준점수가 좋은 수험생은 경희대 서강대 이화여대 등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경희대는 인문계열에서 언어와 외국어영역에 각각 30%의 높은 가중치를 준다. 서강대는 외국어 영역에 30%의 가장 높은 가중치를 매기고 이화여대도 언어영역(30%)을 가장 많이 반영한다.

자연계열 수험생은 수리영역을 잘 본 학생일수록 유리하다. 서울대 연세대 고려대 성균관대 서강대 등 대부분 상위권 대학이 수리에 높은 가중치를 두고 있기 때문이다. 서울대와 서강대는 자연계열의 수리 가중치가 각각 30%,29.4%로 네 영역 중 반영비율이 가장 높다. 연세대와 성균관대는 수리와 탐구영역에 30%씩 가중치를 준다. 교차 지원을 할 때는 수리 '가'형과 과학탐구영역 가산점 비율을 반드시 살펴봐야 한다. 오 이사는 "수리 '가'형과 '나'형의 가산점 비율 차이가 5% 미만인 대학이라면 교차 지원을 해도 불리하지 않을 수 있다"며 "하지만 생활과학대 등과 같이 자연계 모집단위 중 사회와 과학탐구 성적 제출을 모두 허용하는 곳은 인문계와 자연계 간 교차 지원에 따라 합격선이 오를 수 있다"고 말했다.

수험생들은 또 당초 각 대학이 공고한 모집인원 변동 사항도 챙겨야 한다. 수시에서 복수 합격한 수험생이 등록을 포기한 대학은 그 수만큼 정시로 이월 모집하기 때문에 선발 인원보다 늘어날 수 있다. 대학별로 표준점수와 백분위 점수 사용 여부가 다른 만큼 자신에게 유리한 점수를 사용하는 대학을 찾는 것도 중요하다.

김일규 기자 black0419@hankyung.com

■ 표준점수ㆍ백분위ㆍ등급

수능 성적표에는 표준점수,백분위,등급 등이 표시된다. 표준점수는 수험생의 성적 분포(평균 및 표준편차)에 따라 영역별 난이도를 감안해 다시 매긴 점수다. 개인의 성적이 평균점수로부터 어느 정도 떨어져 있는지 알려주는 지표이기 때문에 시험이 어려워져 전체 평균이 낮으면 표준점수는 높아진다. 올해처럼 수리영역이 어려웠으면 수리 원점수가 좋은 학생의 표준점수는 상대적으로 높게 상승한다. 백분위점수는 표준점수를 석차를 기준으로 다시 매긴 것이다. 자신이 받은 표준점수보다 낮은 학생이 전체의 70%라면 이 학생의 백분위점수는 70점이다. 표준점수는 다시 분포별로 1등급(상위 4% 이내)부터 9등급까지 나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