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3년 선보인 화랑의 재료는 찹쌀이다. 국산 찹쌀을 엄격한 검수 과정을 거쳐 20%가량 도정한 뒤 사용하기 때문에 맛과 향이 깔끔하다. 재료가 좋아야 전통주의 맛이 제대로 난다는 장인정신이 깃들어 있다. 누룩은 통밀을 빻아 생원료 상태로 자연발효시킨 것으로 몸에 유익한 미생물군이 살아 있다.
화랑의 제조 과정은 섭씨 15도 미만의 저온에서 이뤄진다. 밑술담금 기간이 15일,4단계의 덧술담금 기간이 60일,5번의 여과 과정과 숙성기간 75일 등 150일에 걸쳐 화랑이 탄생한다. 값이 비싼 찹쌀에 자연 누룩을 써서 장기간 저온 발효하기 때문이다. 대량 생산되는 국내산 청주 가운데 화랑만큼 숙성기간이 긴 것도 드물다.
이 때문에 화랑은 '귀한술'로 통한다. 고급술인 만큼 고급 일식당이나 전문 한식집 등에서 많이 팔린다. 경주법주가 술을 많이 마시지 않지만 청주의 깊은 맛을 선호하는 중산층 이상을 주요 소비층으로 겨냥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우수한 품질을 기반으로 화랑은 대규모 국제 행사에 한국을 대표하는 술로 쓰여왔다. 2007년 '대한민국주류품평회 명품주'로 뽑힌 화랑은 2008년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장관회의의 '공식만찬주'로 선정됐다. 특히 올해 미국 샌프란시스코 국제주류품평회에 출품해 국내 최초로 라이스와인(Rice Wine) 부문에서 금메달을 수상했으며 지난 10월 경주에서 열렸던 주요 20개국(G20) 재무장관 · 중앙은행총재회의에서는 '공식건배주'로 사용됐다.
사실 '2010 샌프란시스코 국제주류품평회 금메달 수상','2010 G20 재무장관 · 중앙은행총재회의 공식건배주' 등 보다 더 나은 광고 카피는 찾을 수 없다. 구구절절 제품의 특징을 나타내는 광고나 갖가지 미사어구로 감성에 호소하는 광고 등 쏟아지는 각종 주류 광고 속에서 '화랑' 만의 진실된 광고를 보여주고자 노력했다. 다소 과감한 광고 카피의 선택일 수 있었지만 사실을 전달하는 광고가 진실되다는 점을 믿었고 제품의 우수성을 객관적으로 소비자에게 전달할 수 있었기에 선택했다.
광고의 레이아웃은 제품을 중앙에 배치해 헤드카피에서 보여지는 당당함과 객관성을 표현했다. 전체적인 컬러는 실크 천을 바탕으로 표현해 최고의 명품주라는 자부심을 나타냈다.
김현석 기자 reali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