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태(24 · 신한금융그룹)가 한국 남자골퍼로는 처음으로 일본골프투어(JGTO) 상금왕이 됐다. 이로써 올해 일본 남녀프로골프투어 상금왕을 한국 선수가 휩쓸었다. 안선주(23)는 지난주 이미 일본여자프로골프투어 상금왕을 확정지었다.

김경태는 5일 일본 도쿄 인근 도쿄요미우리CC(파70)에서 끝난 2010JGTO 마지막 대회인 닛폰시리즈 JT컵에서 4라운드 합계 10언더파 270타(66 · 73 · 66 · 65)로 공동 5위를 차지했다. 5위 상금 498만여엔을 추가,시즌 총상금이 1억8110만3799엔(25억원)으로 불어난 김경태는 막바지까지 추격해온 일본의 후지타 히로유키,이시카와 료,이케다 유타를 제치고 상금랭킹 1위를 기록했다.

JGTO 역사상 외국인이 상금왕에 오른 것은 1987년 일본계 미국인 데이비드 이시이 이후 김경태가 두 번째다. 한국 선수로는 1935년 고(故) 연덕춘 옹이 일본 무대에 진출한 이래 75년 만의 쾌거다.

JGTO 진출 3년째인 김경태는 올 시즌 다이아몬드컵 일본오픈 ABC챔피언십에서 3승을 올리며 일본투어의 간판선수들과 어깨를 나란히 했다. 올해 출전한 21개 대회에서 단 한 차례도 커트탈락하지 않았을 만큼 안정된 기량을 선보였다. 가장 좋지 않은 성적은 지난 5월 도신골프토너먼트로 공동 33위였다.

시즌 초반 상금랭킹 상위권을 유지하던 김경태는 지난 10월 일본 내셔널타이틀인 일본오픈골프선수권대회에서 한장상(1972년) 이후 38년 만에 한국인 챔피언이 되면서 상금랭킹 1위로 올라섰다. 김경태는 이어 ABC챔피언십에서 시즌 3승째를 올리며 본격적인 상금왕 경쟁에 돌입했다.

마지막 대회인 JT컵(우승상금 4000만엔) 직전까지 김경태는 랭킹 2위 이시카와와 2880만엔,랭킹 3위 이케다와 3606만엔 차이로 1위를 달렸다. 이시카와나 이케다가 우승하고 김경태가 하위권으로 떨어지면 상금왕을 놓칠 수도 있는 상황이었다. 이케다는 JT컵 1,2라운드에서 선두를 달리며 김경태를 위협했다. 김경태는 2라운드에서 공동 10위로 떨어져 상금왕 구도가 안개 속으로 빠지기도 했다. 김경태는 그러나 특유의 침착성과 냉정함으로 3라운드에서 다시 공동 6위로 뛰어올랐고,최종일에도 5타나 줄이며 시즌 대미를 장식했다.

김경수 기자 ksm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