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로 전문 웹사이트 위키리크스의 미 국무부 외교전문(電文) 공개 파장이 일파만파로 번지고 있다.

차기 폭로 대상으로 지목된 뱅크오브아메리카(BOA) 주가가 급락하고 위키리크스에 서버를 제공한 아마존닷컴이 서비스를 중단하는 등 폭로 후폭풍도 거세다. 이런 가운데 러시아 정부가 마피아 조직으로부터 '세금'을 받듯 뇌물을 챙긴다는 미국 외교관들의 주장이 새로 공개돼 폭로 불똥이 미 · 러 간 외교가로 튈 조짐이다.

2일 영국 일간 가디언은 "위키리크스가 폭로한 전문에 따르면 미국 외교관들은 크렘린이 마피아 등 범죄조직을 보호해준 대가로 검은 돈을 받고 있으며,뇌물수수가 마치 개인적인 조세 시스템처럼 저질러진다고 본다"고 보도했다.

정 · 재계 거물급 인사들의 수난도 이어졌다. AP통신 등에 따르면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총리는 스위스 은행에 비밀계좌 8개를 보유하고 있다는 내용이 공개돼 곤경에 빠졌다.

머빈 킹 영국 중앙은행 총재는 데이비드 캐머런 총리와 조지 오즈번 재무장관을 "경험이 부족하고 모든 현안을 표심으로 결정하려 한다"고 비판한 사실이 드러나 사퇴 압박에 시달리고 있다. 위키리크스의 '차기 폭로 대상'으로 지목된 BOA도 한때 주가가 3.2% 떨어지는 등 파장을 피해가지 못했다. 아마존닷컴은 비난 여론에 밀려 위키리크스에 대한 서버 제공을 전면 중단했다.

힐러리 클린턴 미 국무장관은 이날 카자흐스탄 아스타나에서 열린 유럽안보협력기구(OSCE) 정상회의에 참석해 "(문건 내용은) 미국의 공식적 시각과 다르다"며 해명에 나섰다고 AFP통신이 보도했다.

한편 크리스천사이언스모니터에 따르면 미 국무부는 이번 파문에 대한 대응 차원에서 전 세계 각국에 파견된 국무부 직원들의 위키리크스 사이트 접속을 전면 금지했다.

이관우 기자 leebro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