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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분석]13년간 경영한 회사 판 대주주…다시 지분 산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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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쉽게 이해되지 않는 인수ㆍ합병(M&A) 사례가 등장해 눈길을 끌고 있다. 1984년 설립된 코스닥 철강업체 우경철강이 그 주인공이다.

    3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등에 따르면 이 회사의 최대주주(보유지분 41.28%, 특수관계인 포함)인 조효선 대표이사는 지난 10월 (주)우리두리와에 보유지분과 경영권을 넘겨 주는 매매계약을 체결했다. 조 대표는 1997년 12월부터 우경철강을 맡아 경영해왔다.

    조 대표는 경영권 매매계약을 한 지 1개월여 만에 우경철강의 신주를 배정받을 수 있는 50억원(약 21만주) 규모의 3자배정 유상증자에 참여했다. 회사를 판 경영자가 다시 증자에 참여해 지분을 되산 것이다. 조 대표는 회사매각 시 마련한 돈(약 82억원) 중 절반 이상을 신주 매입에 쏟아부었고, 더욱이 1주당 매입가는 매도가보다 더 비싼 것으로 나타났다.

    한 M&A 전문가는 이렇게 보기 드문 M&A에 대해 두 가지 가능성을 제시했다. M&A 당시 분기보고서상 명시된 사내 유보금이 실제 부족해 매도자인 조 대표가 부족분을 증자로 채워 넣고 있거나 향후 주가상승이 예상돼 미리 주식을 확보했을 수 있다는 가능성이다.

    이 M&A 전문가는 "(주)우리두리라는 곳의 재무상태를 보면 자본금 3억5000만원, 자산총액 14억3800만원, 부채총액 14억6100만원(자본총액 마이너스 2200만원)으로 우량한 곳이 아니라는 걸 알 수 있다"라며 "이번 M&A의 매매대금이 125억원인 것을 감안할 때 (주)우리두리는 소위 '바지(수수료 받는 가교역할 회사)'일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이 전문가에 따르면 통상 이런 경우엔 드러나지 않는 실제 '펄(Pearl, 우량한 실적을 보유한 기업)'이 뒤에 있을 가능성이 크다는 것. (주)우리두리는 이 M&A 과정에서 단순히 가교역할을 통해 수수료만 받아 챙기는 곳일 수 있다는 얘기다.

    그렇다면 왜 실제 펄이 등장하지 않고, 굳이 '바지'를 세워 이 회사를 인수했을까. 우경철강이 적자에 허덕이고 있기 때문이란 분석이 우세하다. 우경철강의 영업수익은 2008년부터 올해까지 3년 연속 적자를 기록 중이다.

    익명을 요구한 한 증권사 스몰캡담당 애널리스트는 "적자지속으로 경영상태가 어려워지자 대주주는 되도록 빨리 회사를 넘기려고 했을 것이고, 매수자는 경영권프리미엄을 주지 않으려고 했을 것"이라며 "따라서 조 대표가 보유지분 매각대금 이외에 경영권프리미엄을 따로 챙기지 않는 대신 신주를 받아놔 향후 주가상승시 매매차익을 챙기려는 시도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 조 대표는 지난 7월에도 경영권 매매계약을 시도한 바 있었다. 당시엔 매수인이 매매대금을 납입하지 않아 이 계약이 파기(9월2일)됐으며, 불과 한 달 뒤 조 대표가 (주)우리두리와 경영권 매매계약을 다시 체결한 것이다.

    업계에선 또 상장사 M&A시 경영권프리미엄을 평균 100억원 정도로 보고 있다. 이 애널리스트는 "조 대표의 신주 매입가격이 팔 때보다 더 비싼 이유도 여기서 찾아볼 수 있을 것"이라고 판단했다.

    증시전문가들의 예상대로 조 대표가 내부(사전)정보를 이용해 미리 주식을 사 둔 것이라면 향후 금융감독 당국의 제제를 받게 되지는 않을까.

    일단 조 대표는 신주를 산 뒤 1년간 이 주식을 시장에서 팔 지 못한다. 1년간 한국예탁결제원에 보호예수를 걸어놨기 때문이다. 보호예수 시 매입자는 지분매입 이유 등을 밝혀야 하는 증권신고서를 한국거래소에 제출하지 않아도 된다. 즉, 조 대표가 이 지분을 산 이유를 밝힐 이유가 없는 것이다.

    우경철강 관계자는 이에 대해 "대주주가 회사를 매각한 뒤 유상증자로 지분을 재매입하는 것이 다소 이상하게 보일 수 있다"면서도 "이사선임 등을 위해 내달 중순에 열릴 주주총회에서 관련 내용들이 밝혀질 것"이라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 13년 간 회사를 경영해온 조 대표가 회사를 판 뒤 다시 1년 이상 장기투자한 셈인 이번 유증 이후 우경철강의 주가가 어떻게 움직일 지 여부에 귀추가 주목된다.

    한경닷컴 정현영 기자 jh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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