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문사 대해부 4-②]박경민 한가람 대표 "기존 패러다임 뒤바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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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가람투자자문의 회의실 한쪽 벽에는 바닥부터 천장까지 책이 빽빽히 꽂혀 있다. 박경민 한가람투자자문 대표이사(51·사진)의 방에도 마찬가지. 경제경영 분야와 사회과학 분야를 비롯해 온갖 장르의 책들이 가득했다.
"요즘은 '예고된 붕괴'라는 책을 읽고 있습니다. 소련의 붕괴를 경험한 작가가 현재 미국의 상황이 소련의 붕괴 직전 모습과 비슷하다고 주장한 책이죠."
박 대표는 현재 세계 경제가 패러다임이 바뀌는 전환기적 상황을 맞고 있는 것으로 판단한다고 밝혔다. 그만큼 변동성에 대비해 지금부터 리스크 관리를 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2007년 코스피 지수가 2000선을 넘을 때에도 "코스피가 1000까지 빠질 것"이라고 외친 인물이다. 당시 코스피 2000 시대를 맞아 장밋빛 전망이 넘쳤지만, 결과적으로 증시는 그의 예측대로 흘러갔다.
그런 박 대표가 또 다시 코스피 2000을 눈앞에 둔 지금 '분위기 반전'을 얘기하니 이유가 궁금했다.
"달러를 위주로 한 기축통화 시스템에 큰 변화가 있을 겁니다. 그 동안 부채의 확대에 의존해온 성장 매커니즘도 한계에 달했고요. 중국 등 전 세계에서 소득 불균형 문제는 심각해지고 있는데, 유럽에서 보듯 복지국가 시스템은 더 이상 유지하기 힘들어지고 있습니다."
그는 또 "중국, 브라질, 인도 등 이머징 국가들의 고속경제 성장을 뒷받침할 자원과 에너지가 충분하지 못하다"고 설명했다.
현 시점은 기존 패러다임과 전제가 붕괴되거나 뒤바껴야 하는 '문명사적인 전환기'에 와 있다는 판단이다.
"단기적으로는 미국이 돈을 풀어 주가가 올라갈 수는 있지만, 장기적으로 봤을 때 이런 전환기적 상황에서는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굉장히 커질 겁니다."
박 대표는 "금융시장이 최근 몇십년 동안 실물경제에 비해 과도하게 성장했다"며 "앞으로 자본시장의 규모가 실물경제에 비례할 만큼 축소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앞으로 20~30년간은 지금처럼 금융시장이 실물경제보다 빠르게 성장하는 것은 불가능할 것이라는 게 박 대표의 의견이다.
이머징 경제와 증시에 대해서도 보수적으로 판단했다. 단기적으로는 성과를 낼 수 있지만 오래 유지될 수 있는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그는 "현재 한국 증시에 외국인이 들어오고는 있지만 환차익을 노리고 들어온 부분이 상당하다"며 "환율이 앞으로 양날의 검이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원·달러 환율이 하락할 경우 환차익을 노린 외국계 투자자금 유입은 기대되지만, 국내 수출기업들의 수익성은 크게 악화될 것이라는 설명이다.
박 대표는 "지금부터 리스크 관리에 들어가야 한다"고 조언했다.
가치투자자로 이름을 날린 박 대표의 명성에 걸맞게 한가람투자자문의 투자 방향도 철저하게 기업의 내재가치를 판단해 저평가된 기업에만 투자하는 보수적인 운용 자세를 기본적으로 한다고 밝혔다.
그는 "자문사는 규모가 작아 자산운용사처럼 많은 자원을 갖고 운용할 수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자산운용사와 비견될 만한 투자 대안으로 자리잡기 위해서는 차별화된 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투자자문사 시장이 아직 초창기이지만, 앞으로 더욱 발달하기 위해서는 자문사들이 뚜렷한 투자철학을 갖고 있어야 한다고 봅니다. 고객들이 한가람에 돈을 맡기면 '이런 스타일로 운용을 해주겠지' 하는 게 분명해야 합니다."
박 대표는 "고객의 돈을 안정적으로 운용하는 데 중점을 두고 가치투자 스타일을 지켜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경닷컴 김다운 기자 kdw@
"요즘은 '예고된 붕괴'라는 책을 읽고 있습니다. 소련의 붕괴를 경험한 작가가 현재 미국의 상황이 소련의 붕괴 직전 모습과 비슷하다고 주장한 책이죠."
박 대표는 현재 세계 경제가 패러다임이 바뀌는 전환기적 상황을 맞고 있는 것으로 판단한다고 밝혔다. 그만큼 변동성에 대비해 지금부터 리스크 관리를 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2007년 코스피 지수가 2000선을 넘을 때에도 "코스피가 1000까지 빠질 것"이라고 외친 인물이다. 당시 코스피 2000 시대를 맞아 장밋빛 전망이 넘쳤지만, 결과적으로 증시는 그의 예측대로 흘러갔다.
그런 박 대표가 또 다시 코스피 2000을 눈앞에 둔 지금 '분위기 반전'을 얘기하니 이유가 궁금했다.
"달러를 위주로 한 기축통화 시스템에 큰 변화가 있을 겁니다. 그 동안 부채의 확대에 의존해온 성장 매커니즘도 한계에 달했고요. 중국 등 전 세계에서 소득 불균형 문제는 심각해지고 있는데, 유럽에서 보듯 복지국가 시스템은 더 이상 유지하기 힘들어지고 있습니다."
그는 또 "중국, 브라질, 인도 등 이머징 국가들의 고속경제 성장을 뒷받침할 자원과 에너지가 충분하지 못하다"고 설명했다.
현 시점은 기존 패러다임과 전제가 붕괴되거나 뒤바껴야 하는 '문명사적인 전환기'에 와 있다는 판단이다.
"단기적으로는 미국이 돈을 풀어 주가가 올라갈 수는 있지만, 장기적으로 봤을 때 이런 전환기적 상황에서는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굉장히 커질 겁니다."
박 대표는 "금융시장이 최근 몇십년 동안 실물경제에 비해 과도하게 성장했다"며 "앞으로 자본시장의 규모가 실물경제에 비례할 만큼 축소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앞으로 20~30년간은 지금처럼 금융시장이 실물경제보다 빠르게 성장하는 것은 불가능할 것이라는 게 박 대표의 의견이다.
이머징 경제와 증시에 대해서도 보수적으로 판단했다. 단기적으로는 성과를 낼 수 있지만 오래 유지될 수 있는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그는 "현재 한국 증시에 외국인이 들어오고는 있지만 환차익을 노리고 들어온 부분이 상당하다"며 "환율이 앞으로 양날의 검이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원·달러 환율이 하락할 경우 환차익을 노린 외국계 투자자금 유입은 기대되지만, 국내 수출기업들의 수익성은 크게 악화될 것이라는 설명이다.
박 대표는 "지금부터 리스크 관리에 들어가야 한다"고 조언했다.
가치투자자로 이름을 날린 박 대표의 명성에 걸맞게 한가람투자자문의 투자 방향도 철저하게 기업의 내재가치를 판단해 저평가된 기업에만 투자하는 보수적인 운용 자세를 기본적으로 한다고 밝혔다.
그는 "자문사는 규모가 작아 자산운용사처럼 많은 자원을 갖고 운용할 수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자산운용사와 비견될 만한 투자 대안으로 자리잡기 위해서는 차별화된 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투자자문사 시장이 아직 초창기이지만, 앞으로 더욱 발달하기 위해서는 자문사들이 뚜렷한 투자철학을 갖고 있어야 한다고 봅니다. 고객들이 한가람에 돈을 맡기면 '이런 스타일로 운용을 해주겠지' 하는 게 분명해야 합니다."
박 대표는 "고객의 돈을 안정적으로 운용하는 데 중점을 두고 가치투자 스타일을 지켜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경닷컴 김다운 기자 kdw@