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통령은 24일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간 나오토 일본 총리,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와 릴레이 '전화 회담'을 갖고 북한의 연평도 도발에 대한 국제 공조를 이끌어내는 데 주력했다.

특히 오바마 대통령과 간 총리,케머런 총리가 입을 맞춘 듯 북한에 대한 중국의 단호한 태도를 촉구해 주목된다. 약 30분 동안 이뤄진 통화에서 한 · 미 정상은 대한민국 영토와 민간에 대한 북한의 무차별 공격은 계산된 도발이라는 데 의견을 같이하고 하루 24시간 긴밀하고 강력하게 대응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고 김희정 청와대 대변인이 전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항공모함 조지워싱턴호의 서해 파견 사실을 설명하고 앞으로 필요 시 한 · 미 군사 훈련을 함께하자고 이 대통령에게 제안했다. 북한이 대화를 원한다면 진정한 변화를 보여야 한다는 메시지를 보내기로 했다.

이 대통령은 오바마 대통령이 북한의 도발 이후 가장 먼저 새벽시간에 성명을 발표한 데 대해 감사의 뜻을 표했다. 이 대통령은 "일반주민에 대한 무차별 포격이 이뤄졌고 북한이 영변 고농축 우라늄 프로그램 발표 이후 저지른 도발이라는 점에서 계산된 것으로 본다"며 "항상 어려운 일이 있으면 한 · 미가 긴밀히 협의하고 있어 깊은 신뢰를 느낀다"고 말했다.

이에 오바마 대통령은 "중국이 북한에 대해 분명한 태도로 임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북한이 명백한 잘못을 저지른 만큼 중국도 그에 걸맞은 조치를 취하라는 압박으로 보인다. 오바마 대통령은 또 "대북 관계에 있어서 협력해야 한다는 취지의 통화를 (중국 지도부와) 하겠다"고 밝혔다.

간 총리는 이 대통령과의 통화에서 "이번 북한의 포격은 우발적 행위가 아니다"며 "북한은 도발을 중단해야 한다. 그렇게 하도록 하기 위해 국제사회,특히 한 · 미 · 일이 긴밀히 협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북한에 대한 중국의 영향력이 큰 만큼 일본은 중국에 단호한 태도를 보여야 한다는 메시지를 주겠다"고 말했다. 두 정상은 북한 문제에 대해 실무급 공조를 하자는 데 의견을 같이했다.

한편 독일 정부는 이날 홍창일 주독 북한대사를 불러들였다고 밝혔다. 기도 베스터벨레 외무장관은 의회 연설에서 "독일 정부가 북한 대사를 불러 포격에 대한 비판 입장을 전달했다"며 "국제사회는 북한의 도발행위에 협박당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홍영식 기자 ysh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