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 · 11 옵션 쇼크' 이후 횡보를 거듭하던 국내 증시에 23일 북한의 기습 포격이라는 대형 악재가 터졌다. 사건이 알려진 시점이 현물시장 마감 직전이라 이날 코스피지수에는 별다른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 그러나 3시15분에 마감하는 코스피200지수선물이 장 마감 직전 1분간 급락했고,시간외 매매에서 시가총액 상위 종목 대부분이 3%대 급락세를 보인 점을 감안하면 주식시장에 단기 충격이 불가피할 것이란 전망이다.


전문가들은 일단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북한의 도발 의도가 아직 밝혀지지 않은 데다 과거와는 일부 차이점이 있기 때문이다.

오태동 토러스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지금까지 북한이 핵실험과 미사일 발사 등을 통해 벼랑끝 전술을 구사한 적이 있지만 이번처럼 육지를 직접 공격한 적은 없었고,우방인 중국에 통보를 안 했다는 점도 불안 요인"이라며 "경우에 따라 이번 사태가 장기화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진단했다. 윤석 크레디트스위스(CS)증권 전무도 "외국인의 일시적인 투자심리 악화는 불가피할 것"이라며 "중국의 긴축 등 글로벌 이슈들도 많이 나오고 있는 상황이어서 일부 외국인은 차익 실현에 나설 가능성도 높다"고 전망했다.

전문가들은 사태가 현재 수준에서 더 이상 악화되지 않을 경우 코스피지수는 1860~1870선에서 1차적으로 지지를 받을 것으로 내다봤다. 그러나 북한의 이번 도발 역시 국내 증시에는 단기 악재에 그칠 가능성이 높다는 의견을 조심스럽게 제시하고 있다.

이종우 HMC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최근 외국인의 매수세가 주춤한데 이번 사태로 한국 시장을 대거 떠나는 분위기가 생기진 않을 것"이라며 "외국인이 지정학적 리스크로 한국 주식을 장기간 매도한 사례는 없었다"고 설명했다.

윤지호 한화증권 투자분석팀장도 "대북 리스크는 항상 '이번에는 다르다'고 생각하지만 결론적으로 그렇지 않았다"며 "전면전 양상으로 치닫지 않는 이상 이번 사태로 인한 주가 급락을 저가 매수 기회로 활용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오성진 현대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지금은 지수가 고점인 상황에서 악재가 터졌기 때문에 주가가 조금 내린다고 해서 주식이 싸졌다고 보긴 어렵다"며 "악재 해소가 확인되고 변동성이 줄어드는 시점에 주식을 매수해도 늦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동윤/강지연 기자 oasis9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