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정부는 23일 북한의 연평도 포격 사건과 관련,"현재의 상황에 우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훙레이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관련 보도에 대해 주의하고 있으며,사태 전개에 관심을 표시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또 "남북한이 한반도 평화를 위해 더 많은 노력을 기울이기를 희망한다"고 강조했다.

훙 대변인은 북한의 우라늄 농축시설 공개에 대한 중국의 입장을 묻는 질문에도 "대화와 협상을 통해 한반도 비핵화를 실현하자는 게 중국의 일관된 입장"이라며 "현재 시급한 것은 6자회담을 하루빨리 재개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신화통신 중국신문망 등 관영 언론들은 이번 사건을 실시간 속보로 전하며 사태 추이에 큰 관심을 보였다. 신화통신은 이날 한국 언론에 보도가 나온 직후인 오후 3시16분께 온라인을 통해 "오후 2시30분쯤 북한 방면에서 날아온 포탄들이 연평도에 떨어졌고 한국군이 반격을 진행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신화통신은 그러나 북한이 포탄을 발사했다고 적시하지는 않았다. 중국신문망도 "연평도에 포탄 20여발이 떨어져 주택이 불에 타고 있으며,한국군이 부상자를 조사하고 있다"고 YTN 보도를 인용해 전했다.

그러나 북한이 포격을 가한 게 확실해지면서 신화통신과 인민일보의 인터넷망인 인민망 등은 한국 언론을 인용하는 형식으로 "북한이 200여발의 포를 한국의 연평도에 쏴 군인은 물론 민간인들이 큰 피해를 보고 있다"는 소식을 속보로 전했다. 중국의 대표적 포털사이트인 시나닷컴은 연평도 관련 보도만 따로 모아 전달하는 등 거의 실시간으로 소식을 전했다. 또 연평도에 검은 연기가 곳곳에서 올라오고 있는 사진을 게재하기도 했다. 시나닷컴은 남북한의 군사충돌과 남북 정상회담 사례 등을 분석해서 보도하고 양측 해군력을 비교하기도 했다.

한편 미국 측 6자회담 수석대표인 스티븐 보즈워스 국무부 대북정책 특별대표는 "그런 물리적 충돌은 바람직하지 않으며 미 · 중 양국은 각측(남북)이 자제를 발휘해야 한다는 데 의견을 함께 했다"고 밝혔다. 이날 베이징을 방문한 보즈워스 특별대표는 중국의 우다웨이(武大偉) 한반도사무특별대표 등과 회담 직후 웨스틴호텔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이같이 말했다.

베이징=조주현 특파원 fore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