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금융지주가 외환은행을 4조6000억원~4조7000억원에 인수하기로 결정했다.

전문가들은 이는 매우 합리적인 가격 수준으로 자금조달 부담이 적기 때문에 주가도 앞으로 상향 곡선을 그릴 것으로 전망했다.

◆ "인수자금 조달 무리 없어"

하나금융지주는 오는 24일 이사회를 열고 론스타가 보유한 외환은행 지분(51.02%) 인수 안건을 결의하기로 했다고 23일 밝혔다. 이에 오후 1시36분 현재 하나금융지주 주가도 6% 이상 급등하며 화답하고 있다.

최진석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 9월 기준으로 외환은행의 주가순자산비율(PBR)은 1.13배 수준"이라며 "4조7000억원 안팎의 인수가격은 경영권 프리미엄(약 10%)을 높게 얹어 주지 않은 적정한 가격"이라고 말했다.

현재 하나금융의 가용자금이 2조5000억원에 달하고 있는데 나머지 차입금은 만기 30년 이상 상환우선주 발행 등을 통해 조달하면 무리가 없다는 진단이다. 이에 유상증자에 대한 필요성도 제한적일 것으로 최 연구원은 내다봤다.

유상호 한국투자증권 연구원도 "4조7000억원 안팎의 인수대금은 하나금융입장에서는 증자 규모를 최소화할 수 있는 상당히 합리적인 가격"이라고 판단했다.

그는 "수출입은행이 태그얼롱(최대주주와 같은 조건에 지분 매각을 요구할 수 있는 권리)을 행사해 하나금융지주가 지분 6.25%를 추가로 매입해야할 경우 인수 대금은 5조원 이상으로 늘어난다"면서도 "이 역시 전혀 무리가 없는 금액"이라고 진단했다.

◆시너지 효과 기대…"주가 30% 이상 상승 가능"

이에 따라 하나금융지주 주가의 추가 상승여력(22일 기준)은 30% 이상에 달한다는 분석이 속속 제기되고 있다.

유 연구원은 "최근 주가 강세는 테마섹 지분매각 등으로 장부가 대비 40% 이상 할인됐던 것이 다시 회복되며 키를 맞춘 것"이라며 "현 상황에서는 하나금융지주 주가에 부정적인 이슈는 단 하나도 없기 때문에 앞으로 주가는 30% 이상 추가 상승이 가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하나금융이 부족한 외환부문, 해외 부문을 외환은행이 채워주면서 주가는 4만9500원까지 도달할 수 있을 것이란 전망이다.
이트레이드증권도 이날 하나금융지주의 외환은행 인수 후 목표주가를 4만6000원으로 제시해 전날 종가(3만5000원) 대비 31.4%의 상승 여력이 있는 것으로 봤다.

최진석 연구원은 "하나금융의 자기자본이익률(ROE)은 현재 11%에서 인수 후 2~3%포인트 추가 상승할 수 있다"며 "이번 인수건은 하나금융지주 뿐 아니라 우리금융 민영화 등에 대한 매듭도 풀리며 은행주 주가에 전반적으로 긍정적인 영향을 끼칠 것"이라고 진단했다.

한경닷컴 김효진 기자 jinh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