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반적인 미국 경제 회복이 지지부진한 가운데 세계 경제수도인 뉴욕은 생기를 조금씩 되찾고 있다.

이코노미스트지 최신호는 마이클 블룸버그 뉴욕시장이 "올 들어 미국 민간에서 창출된 일자리의 10%가 '빅 애플(뉴욕)'에서 만들어졌다"고 자랑했다고 전했다. 아직은 미국 전체 일자리 창출이 저조하지만 상대적으로 뉴욕은 인구 비중 대비 더 많은 일자리를 만들어내고 있다는 것이다. 뉴욕이 미국 전체 인구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약 3%이다.

1분기 중 맨해튼의 주간 평균 임금은 1년 전에 비해 11.9% 증가했다. 같은 기간 미국 전체 평균 임금은 0.8% 오르는 데 그쳤다. 이는 월가 금융사들이 정부의 구제금융 덕분에 급속히 정상을 찾아가고 있는 데 따른 결과로 해석된다. 2008년 뉴욕시 민간 전체 임금 중 월가 금융사가 차지한 비중은 40%였다.

또 뉴욕시가 경제개발을 위해 창업지원센터를 운영해온 점도 고용을 늘리는 데 기여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밥 스틸 뉴욕시 부시장은 "경제개발청(EDC) 주도로 위기를 극복해갈 수 있는 다양한 방안을 금융위기가 터지기 오래 전부터 마련해왔다"고 말했다. 그는 뉴욕 경제가 건강 및 교육 분야로 다각화돼 있다고 소개했다. 뉴욕에서는 60만명 이상의 학생들이 공부하고 있다. 이는 로스앤젤레스,시카고,워싱턴을 합친 것보다 많다.

특히 EDC는 다양한 유인책을 통해 일자리 창출에 앞장서왔다. EDC는 신설기업 등에 세금 감면 혜택을 줄 수 있는 권한이 있고 세금면제 채권을 발행해 자금을 대출해주는 역할도 한다. 세스 핀스키 EDC 헤드는 "뉴욕은 실리콘밸리 다음으로 벤처 투자가 활발한 곳"이라며 이민자들 비중도 높다고 설명했다. 뉴욕시 통계에 따르면 뉴욕시민 중 35.7%가 해외에서 태어난 사람들이다. 섬유 패션 분야에서도 창업 기업이 잇따르고 있다. 뉴욕시의 또 다른 버팀목은 관광산업이다. 불황에도 고급 호텔은 예약하기조차 어려울 정도다. 타임스스퀘어 광장 인근 소매점 임대료는 최근 1년 새 2배 오르기도 했다.

뉴욕=이익원 특파원 ik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