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월드컵 개최지 선정을 열흘 앞둔 가운데 정몽준 국제축구연맹(FIFA) 부회장이 한국의 월드컵 유치를 위해 '아시아 연대'라는 카드를 빼들었다.

정몽준 부회장은 22일 서울 종로구 신문로 축구회관 5층 회의실에서 열린 특별 기자회견에서 "2022년 월드컵 유치 경쟁은 아시아 대 미국의 싸움이 될 것"이라며 "아시아는 4개국이 경쟁하고 있어 자칫하면 표가 분산될 수 있다.

남은 열흘 동안 아시아 연대를 형성한 뒤 결국 한국에서 개최하게끔 하는 단계로 나아갈 것"이라고 밝혔다.

과반수 득표가 나올 때까지 투표가 계속 되기 때문에 일단 아시아 개최라는 큰 그림을 그려 놓고 나서 투표가 진행되는 동안 탈락한 후보국들의 표를 모아 한국 쪽으로 향하게 한다는 생각이었다.

정 부회장은 이어 "지금 기자회견을 마치고 바로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로 가서 아시아 집행위원들을 만날 계획"이라고 말했다.

아시아축구연맹(AFC) 회의에 참석해 투표권 3장을 쥔 아시아 집행위원들과 '아시아 연대'에 대해 집중적으로 논의하겠다는 것이다.

정 부회장은 "곧 아시아 집행위원들 선거가 있다.그 자리를 유지하려면 아시아에서 꼭 월드컵을 열어야 하는 정치적 이유가 있다"며 아시아 연대가 비교적 수월하게 이뤄질 것으로 내다봤다.

또 "미국 등 일부 국가들이 2002년 개최에 성공한 아시아가 8년 만에 다시 개최에 나서는 것을 이해할 수 없다는 입장을 보인다.하지만 지금 당장 개최하려는 게 아니다.2022이면 앞으로도 12년이 남았고 2002년 이후 20년 만의 개최다.20년은 아주 적절한 주기"라고 힘주어 말했다.

이어 한국의 개최 가능성이 크다고 다시 한번 강조했다.

FIFA 실사단의 평가보고서 결과뿐만 아니라 '동북아 평화 구상안'을 계기로 최근 FIFA내 분위기도 한국에 우호적인 분위기로 흐르고 있다는 것이다.

정 부회장은 "블래터 회장이 한국에 방문하기에 앞서 나와 만나 한국이 월드컵을 열면 동북아 평화에 이바지할 것이라고 누누이 말했다.그리고 직접 한국을 찾아 공개적으로 말했다"며 한국엔 든든한 지원이 됐다고 평가했다.

한국의 유치 가능성이 몇 퍼센트가 될 것 같냐는 질문에 정 부회장은 "이제 와서 확률을 숫자로 말하는 것은 의미가 없다.남은 기간에 최선을 다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잘라 말했다.

이어 "FIFA 여론을 쥐락펴락하는 9명의 유럽 집행위원들 표심이 어디로 향하느냐가 관건이다.FIFA 부회장으로서 남은 열흘간 그들과 최대한 많은 대화를 나누겠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고상민 기자 gorious@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