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신항의 물류기능을 획기적으로 향상시킬 것으로 기대되는 신항배후철도가 오는 30일 개통된다. 다음 달 초 거가대교 개통과 함께 철도시대를 맞는 서부산권은 부산 녹산역~경부선 삼랑진역(38.8㎞)과 신항철도가 모두 하나로 이어지면서 들뜬 분위기다. 총사업비 9361억원을 들여 2002년부터 시작한 철길공사가 완공되면 육로의 화물운송 부담과 배후도로 일대 교통난을 크게 덜어 줄 것으로 전망된다.

신항배후철도 운항을 10일 앞둔 지난 20일 경남 김해 한림정역에서 부산신항 철도까지 시운전 중인 무궁화호 9056편에 몸을 실었다. 이날 시승한 기차는 낮 12시5분 한림정역을 출발했다. 잠시 물을 마시면서 창밖을 내다보니 오른편으로 한림공단이 눈에 들어온다. 왼편에는 잘 다듬어진 화포천이 모습을 드러낸다.

4분쯤 지나자 기차는 벌써 진영역에 도착했다. 역은 대부분의 공사를 마친 모습이다. 시속 150㎞의 속도로 7분가량 더 달리자 진례역이 나온다. 역사 바닥 블록 마무리 공사가 한창이다. 열차가 진례역 정거장 끝을 지날 무렵 오른편으로 창원으로 향하는 시운전 차량이 지나간다.

동행한 한국철도시설공단 영남본부의 정석현씨는 "진례역에서 화물을 싣고가는 차량은 신항으로 향하고 여객차량은 창원쪽으로 간다"며 "방금 지나간 차량은 다음 달 개통을 앞둔 KTX"라고 설명했다.

장유 냉정터널을 지나 녹산역을 6분 만에 통과하자 태남신항만 등 물류센터가 눈에 들어온다. 2분을 더 달리니 초대형 크레인과 트럭들이 보인다. 신항 북컨테이너부두 철도수송장에 도착한 것.열차가 멈춰선 곳에는 화물을 열차에 싣고 내리는 4개의 작업 철도선로가 깔려 있다. 유창욱 기관사는 "운전을 해 보니 신항 배후철로는 코너링이 좋은데다 편안한 느낌을 준다"고 말했다.

철도수송은 대형화물을 마음놓고 적재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현행 법규는 총중량 40t이상인 화물은 육상으로 옮기지 못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교량 등의 안전을 위해서다. 그동안 무게가 많이 나가는 중량물을 신항에서 처리하지 못하고 북항까지 가져가 철로를 통해 내륙으로 수송하는 불편함을 해소할 수 있게 된 것이다. 배후철도가 본격 가동되면 부산항의 철도 수송분담률도 높아져 육로수송 부담을 완화해 줄 수 있다. 지난해 8.4%였던 철도분담률을 내년에는 14%로 끌어올릴 수 있을 것으로 철도공단 측은 전망하고 있다.

신항 남컨테이너부두에도 4.3㎞ 구간의 철도건설이 진행 중이다. 453억원을 들여 지난해 10월 착공했으며 2012년 완공할 계획이다. 현재 공정률은 40%.신항터미널에는 모두 철로가 깔려 육상운송뿐 아니라 철도 수송도 가능한 시스템을 갖추게 되는 셈이다.

신항도 최근 활기를 띠면서 부산항만공사는 신항 서컨테이너부두(2~5단계)개발을 서두르고 있다. 당초 2013년 이후 시작할 예정이었지만 최근 해운경기 회복세를 감안해 공사를 앞당기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배후철도뿐 아니라 경전선 복선전철 삼랑진~마산역(40.2㎞) 구간도 완공돼 이달부터 시험운행이 시작됐다.

부산=김태현 기자 hy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