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 공인 1호 경제시험 테샛 9회 시험이 서울 건국대 등 전국 15개 일반 고사장과 11개 특별 고사장에서 5400여명이 참가한 가운데 21일 치러졌다. 이날 수험생들은 오전 10시부터 11시 40분까지 100분 동안 경제이론 시사 상황판단 분야에서 출제된 80문항을 풀며 자신의 경제지력을 테스트했다. 국가 공인으로서 처음 갖는 시험이어서인지 수험생들은 한층 진지한 자세로 시험을 치르는 분위기였다. 결시율도 종전보다 낮은 14% 수준이었다. 수험생들은 시험이 끝난 후 9회 시험에 대해 난이도는 8회 시험과 비슷하거나 약간 어려웠으며 변별도는 더욱 높아진 것 같다는 반응을 보였다.

◆…이날 시험에는 기업에서 단체로 응시한 수험생들이 눈에 많이 띄었다. 고사장마다 같은 회사의 동료 상사들끼리 모여 테샛을 소재로 덕담을 나누며 서로를 격려하기도했다. 직원들과 함께 테샛을 치른 S기업의 P사장은 "기출문제를 모두 풀고 시험을 치렀는데 새로운 유형의 문제들이 나와 어렵다는 느낌을 받았다"며 "하지만 업무에 필요한 갖가지 상식과 지식을 리뷰하는 시간이 됐다"고 밝혔다. 그는 "이번 시험 성적을 직원들의 인사고과에는 반영하지 않을 계획"이라면서 "직원들이 자신의 경제실력을 제대로 알아 자발적으로 학습하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고 밝혔다.

◆… 대학 취업 설명회에서 테샛의 유용성을 알게 돼 응시한 사람들도 많았다. 김상준씨(한양대 전자정보시스템과 4학년)는 "학교에서 열린 취업 설명회에 온 한 대기업 관계자로부터 기업체에 들어가려면 테샛을 통해 자신의 경제실력을 공인된 점수로 받아두는 게 좋다는 조언을 듣고 응시했다"고 말했다. 김씨는 "테샛 응시를 위해 경제 관련 서적들을 읽고 경제신문 기사를 꼼꼼히 챙겨봤다"며 "첫 시험이라서 긴장했는데,예상보다는 무난하게 시험을 치렀다"고 웃었다.

◆…이번에 고사장을 새로 개설한 춘천 창원 제주에도 응시생들이 국가공인이 된 테샛에 큰 기대를 걸며 모여들었다. 이들은 이른 아침에 서울이나 부산까지 가지 않아도 된 탓인지 비교적 여유로운 모습으로 고사장을 찾았다. 제주 한라중에서 시험을 치른 장성환군(오현고2)은 "학교 선생님께서 수시입학 지원 때 테샛 성적이 있으면 가점을 받을 수 있다고 말씀을 하셔서 친구들과 생글생글을 보며 준비를 해 왔다"면서 "테샛 고사장이 제주에 계속해서 마련됐으면 한다"고 밝혔다.

◆…대구 경북여상에서 시험을 본 안기복씨(포스코강판)는 "한국경제신문에 매일 실리는 '오늘의 테샛' 문제를 보다 처음으로 응시했다"며 "경제에 대한 종합적인 이해력을 평가하는 시험인 만큼 1급을 받을 때까지 계속 도전해 볼 생각"이라고 말했다. 한국투자저축은행에 다니는 김현희씨도 "대리로 승진하려면 테샛 200점 이상을 받아야 한다"며 "시험 준비를 충분히 하지 못해 문제는 어렵게 느껴졌다"고 말했다. 김씨는 "승진에 필요한 점수를 받기 위해 업무가 끝난 뒤 밤늦게까지 공부하거나,시험을 앞두고 하루 휴가를 내서 준비하는 동료들도 있다"고 전했다.

◆…금융권 공기업 취업을 준비하고 있는 전우남씨는 "경제학을 전공해서 경제이론의 기본 개념들을 어느 정도 알고 있었지만,실물경제와 연결시켜 묻는 응용문제를 푸는 것은 쉽지 않았다"고 말했다. 전씨는 "기출문제를 여러 번 풀어보고,최근 두 달간 한경의 톱 뉴스와 사설을 꼼꼼히 읽으면서 시험을 준비했다"며 "테샛을 준비하면 취업을 위해 시사경제 논술시험을 볼 때도 큰 도움이 될 것 같다"고 덧붙였다.

◆…이날 시험의 난이도는 수험생들마다 엇갈렸다. 인터넷 카페 중 가장 많은 회원을 갖고 있는 테샛 준비위원회(http://cafe.naver.com/soetan84)게시판에는 난이도에 대해 엇갈린 반응을 내놓았다. 아이디 낭만수정인 네티즌은 "9회 시험은 8회 시험보다 나았다"며 "특히 신문에서 많이 출제됐다"는 글을 올렸으며 아이디 versaille도 시사문제가 많이 나왔으며 8회 때보다 시험이 다소 쉬웠다고 설명했다. 반면 아이디 psw313인 네티즌은 체감 난이도가 너무 높았다고 했으며 sunskystar12도 첫 공인시험이라 어려웠다는 반응을 보였다.

특별취재단= 오춘호/ 전장석/ 장경영/ 백승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