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켓9볼 8강에서 맞대결..승부에서는 차유람이 패

특별취재단 = '딱!..찰칵 찰칵'

두 선수가 공을 치거나 이동할 때마다 테이블 주위에 진을 친 카메라의 셔터가 요란하게 울렸다.

큐를 잡고 자세를 취하거나 테이블 위의 공 배치를 보며 고민하는 모습에까지 관심이 쏠렸다.

관중은 선수가 어려운 샷을 성공하면 박수로 환호했고, 실수에는 안타까운 탄성을 내뱉었다.

18일 오후 광저우 아시안게임타운 체육관에서서는 한국과 중국을 대표하는 미녀 당구 선수 차유람(23.인천당구연맹)과 판샤오팅(28.중국)의 '얼짱 대결'이 관심을 모았다.

두 사람은 이날 여자 포켓9볼 8강에서 맞붙었다.

차유람은 한국 여자 당구의 기둥으로 성장하면서 국제 무대에서도 빠르게 이름을 얻어가는 실력파 선수다.

무엇보다 아름다운 미모 때문에 가는 곳마다 화제를 몰고 다니고 있다.

이에 맞선 판샤오팅은 중국에서 가장 유명한 여자 당구 스타다.

역시 빼어난 미모를 자랑하는 판샤오팅은 2007년 포켓9볼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우승했고 4년 전 도하 아시안게임에서는 포켓8볼과 포켓9볼에서 동메달을 딴 베테랑으로 '나인볼의 여왕'이라는 별명이 있다.

높은 인기를 드러내듯 경기에 앞서 장내 아나운서가 판샤오팅을 소개하자 중국 관중이 뜨거운 박수와 환호로 화답했다.

두 사람이 격돌한 포켓9볼은 큐공으로 1~9번의 번호가 적힌 공을 공략하는 게임이다.

낮은 숫자의 공부터 포켓에 넣은 뒤 마지막으로 9번 공을 넣으면 프레임(세트)을 따내면서 1점을 얻는다.

남자는 9점, 여자는 7점을 올리면 승리한다.

차유람이 1프레임에서 먼저 큐볼을 날렸다.

마음 먹은대로 공이 가지 않아 먼저 1, 2프레임을 내줬다.

차유람은 이날 경기에 쏠린 관심에 대해 ""판샤오팅은 유명하고 실력 있는 선수다.

하지만 나는 내 플레이에만 신경 써 나갈 것이다.

플레이에 집중하도록 노력하겠다"라고 말했지만 초반에는 좀처럼 마음을 잡지 못한 모양새였다.

숨을 고르면서 냉정을 되찾은 차유람은 내리 3프레임을 얻으면서 역전에 성공했다.

이어 6프레임에서 마지막 공 2개를 남겨 놓은 판샤오팅이 결정적인 실수를 하자 중국 관중석에서는 '아~'하는 탄성이 나오기도 했다.

차유람은 6프레임도 이기면서 4-2로 앞서갔다.

중국 관중의 응원을 등에 업은 판샤오팅에 2점을 내주며 4-4 동점을 허용한 차유람은 9프레임에서 공 4개를 남겼을 때 까다로운 샷을 성공하면서 다시 1점을 앞섰다.

워낙 경기가 치열하게 진행되며 시간이 오래 걸린 탓에 동시에 시작한 다른 8강 테이블 3곳의 경기는 이미 끝난 뒤였다.

또 1점을 보태 6-4로 승리를 눈 앞에 둔 차유람은 반격을 허용하면서 6-6 동점이 됐다.

긴장한 탓인지 마지막 13프레임에서는 두 선수가 실수를 연발했다.

결국 차유람이 다시 한 번 결정적인 실수를 범했고 판샤오팅은 어렵게 잡은 기회를 승리로 일궈냈다.

두 사람은 빼어난 미모를 갖췄지만 경기에 집중하느라 표정은 경기 내내 딱딱했다.

팽팽한 접전이 끝난 뒤에야 판샤오팅의 얼굴에는 미소가 흘렀고 차유람은 안타까운 표정으로 경기장을 빠져 나갔다.

(광저우=연합뉴스) cool@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