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에서 언어 · 수리 · 외국어(영어) 영역이 모두 지난해보다 다소 까다롭게 출제돼 수험생들의 체감 난도가 높았던 것으로 분석됐다. 이에 따라 서울대,연세대,고려대 등 최상위권 대학의 커트라인이 1~2점(원점수 기준)가량 내려갈 것으로 입시 전문가들은 분석했다.

이만기 유웨이중앙교육 평가이사는 "수능 시험의 주요 세 영역인 언어 · 수리 · 외국어가 지난해보다 약간 어렵게 나와 원점수 기준으로 상위권 대학의 합격선이 1~2점가량 내려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올해 수능시험은 EBS 교재 및 강의와의 연계율이 크게 높아진 점이 특징이다. 1교시 언어영역은 50문항 중 36개가 EBS 교재 · 강의에서 출제돼 연계율이 72%였다. 2교시 수리 가형과 나형의 연계율은 각각 72.5%와 80%에 달했다. 외국어 영역은 70%,사회탐구 영역 중 정치는 75%로 각각 집계됐다.

◆언어 영역

언어영역은 지난해와 비슷하거나 약간 어려웠다는 분석들이 많았다. EBS 교재와의 연계율이 대폭 높아졌지만 EBS 교재를 충실하게 공부한 상위권 학생들이 아니면 체감도는 그리 높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한국대학교육협의회(대교협) 대입상담센터 대표강사인 김성길 연수고 교사는 "비문학에서 까다로운 작품이 지문으로 제시돼 전반적으로 작년보다 점수가 떨어질 것으로 보인다"며 "EBS 교재를 심층적으로 공부한 학생은 도움이 됐겠지만 중하위권 학생들에게는 다소 어렵게 느껴졌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인봉 잠실여고 교사도 "지문의 길이가 전반적으로 짧아지고 보기의 개수도 줄어 난도를 낮추는 요인이 됐지만 비문학에선 낯선 작품이 포함돼 전체적으로 작년과 비슷하거나 1~2점 정도 점수가 떨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수리 영역

대다수 학원과 입시업체가 작년보다 다소 어려웠다고 입을 모았다. 대성학원은 "새로운 문제 유형이 일부 출제된 데다 기출문제도 형태와 접근 방식이 약간씩 바뀌어 수험생의 체감 난도가 높았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종로학원도 수리영역 난도가 작년보다 약간 높았다고 평가했다. 학원 측은 "규칙과 원리를 찾아 논리적으로 추론하고 수학적으로 표현하는 문제가 많이 출제됐고 기존에 잘 나오지 않던 종합적 사고력 요구 문항도 눈에 띄었다"고 지적했다. 유웨이중앙교육도 수리 가형과 나형 모두 작년보다 까다로웠다는 분석을 내놓았다. 이 학원은 "나형의 경우 난이도와 평균 점수는 9월 모의평가와 비슷했지만 난도 높은 문제가 다수 출제돼 1등급 커트라인이 9월보다 2~3점 내려갈 것"이라고 예상했다.

◆외국어(영어) 영역

대부분 입시 업체들이 "지난해와 비슷하거나 약간 어려웠다"고 분석했다. 이만기 평가이사는 "대상 추론 문항을 담화의 주제 추론 문항으로 대체했고 그림에 부합하지 않는 어휘 찾기 문항을 문맥에 맞지 않는 어휘적 표현 찾기 문제로 바꿔 출제한 점이 작년 수능과는 달랐다"며 "이런 변형으로 외국어 영역 점수가 소폭 하락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수능출제본부는 "어휘 수준은 심화 선택과목의 지문에서 빈도가 높은 어휘를 중심으로 출제했다"며 "정확한 영어 사용능력을 평가하기 위해 어법 및 어휘 문제를 포함시켰다"고 밝혔다. 또 실용문의 이해능력을 측정하기 위해 도표 내용을 영어로 기술한 문단을 제시했고,시험의 변별력을 유지하기 위해 글의 분위기를 묻는 문항을 줄이는 대신 '빈칸추론' 문항을 늘렸다고 설명했다.

◆사회 · 과학탐구 영역

전반적으로 지난해와 비슷하거나 약간 쉽게 출제된 것으로 분석됐다. 최근 기출문제 유형을 그대로 유지한 데다 난이도가 높은 문제도 6월,9월 모의평가에서 나온 소재가 많이 활용됐기 때문이다. 과목별로는 작년 수능과 비교해 윤리는 비슷한 수준이었고 정치는 긴 지문이 많아 다소 어렵게 느껴졌다는 평가다. 법과사회는 작년 수준,경제와 사회문화는 약간 쉬웠다. 경제에서는 환율과 무역 관련 문제가 지난해보다 늘었다는 점이 특징이다.

메가스터디는 "과학탐구도 지난해 수능과 비슷하거나 약간 쉽게 출제됐다"고 설명했다. 물리는 역학 단원에서 모의평가를 변형한 형태의 문항이 많이 출제돼 체감 난이도가 낮았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화학은 9월 모의평가와 유사한 형태 및 난이도로 쉽게 나왔지만 정량적인 문제가 다수 포함돼 계산에 약한 수험생에게는 어려웠을 것으로 보인다.

김일규 기자 black0419@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