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그룹의 지배구조 개편이 가속화됨에 따라 삼성에버랜드 삼성SDS 등 주요 비상장 계열사들의 상장 가능성이 부각되고 있다.

한국투자증권은 18일 삼성카드의 계열사 지분 처분과 이재용 부사장의 사장 승진 등에 이어 그룹 지배구조 개편의 다음 단계로 에버랜드와 삼성SDS 등 주요 비상장사들이 기업공개(IPO)에 나설 것으로 전망했다.

이훈 한국투자증권 연구위원은 "장기적으로는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하는 게 경영권 안정을 위해 효과적이지만 현실적으론 법적 문제 해결과 지배구조 개선을 위해 주요 비상장사를 공개하는 것이 바람직한 대안"이라고 분석했다.

에버랜드는 삼성카드의 계열 상장사 지분 매각 이후 상장 전망이 더 부각되고 있다. 금융산업의 구조개선에 관한 법률(금산법)에 따라 삼성카드는 2012년 4월까지 에버랜드의 지분율을 현재 25.6%에서 5.0% 아래로 낮춰야 한다.

또 2008년 4월 삼성그룹은 '에버랜드-삼성생명-삼성전자-삼성카드-에버랜드'의 순환출자 구조를 4~5년 내에 해소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 연구위원은 "에버랜드의 자산을 고려한 적정 가치는 6조원 이상으로,삼성카드가 처분해야 하는 지분 가치도 1조5000억원은 될 것"이라며 "공정한 가격으로 처분하려면 IPO가 가장 적절한 방법"이라고 설명했다.

삼성SDS는 국내 정보기술(IT) 서비스 시장점유율 52%인 1위 업체로 대주주 지분율이 높은 것이 특징이다. 이 연구위원은 "현재 삼성SDS의 가치는 최소한 4조1000억원 이상으로 보이는데,상장을 통해 대주주 지분이 공정가격으로 평가되면 지배구조 개선도 쉬워질 것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 일각에선 삼성SDS가 상장 후 물류 등 신성장사업을 집중 육성할 것이란 전망도 내놓고 있다.

강현우 기자 h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