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은경이 본 한국인의 삶…내 일기 공개합니다"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스티븐스 주한美대사, 에세이집 <<내 이름은 심은경…>> 출간
"언젠가 처음 만난 한국 기자가 포항 가서 먹은 과메기가 그렇게 맛있었냐고 물어요. 제 블로그를 본 거죠.블로그에 글을 쓰는 것이나 책을 낸 것은 모두 더 많은 한국인과 교류하기 위한 통로이자 한국인들의 환대에 대한 제 감사 편지예요. "
첫 여성 주한 미국 대사이자 역대 대사 중 한국어를 가장 잘 하는 캐슬린 스티븐스 대사(57 · 사진)가 부임 2년을 맞아 《내 이름은 심은경입니다》라는 에세이집을 출간했다. '심은경'은 그가 1975년부터 3년 동안 평화봉사단원으로 처음 한국에 머물 때 동료가 지어준 한국명이다. 17일 오후 서울 정동 대사관저에서 스티븐스 대사를 만났다.
"한국에 부임할 때 33년 전 그 이름을 미처 생각하지 못했어요. 충남 예산에 남겨 둔 거죠.그런데 평화봉사단원으로 파견돼 영어를 가르치던 예산중학교 직원 명부에서 젊은 미국 여성을 기억했던 한국인들이 찾아준 겁니다. "
'은경'씨는 1975년 충남 부여 · 예산에서 평화봉사단원으로 일하면서 한국과 첫 인연을 맺었고,1977년 주한 미 대사관에서 실시한 시험에 합격해 외교관이 됐다. 이후 주한 미 대사관 정무팀장(1984~1987),부산 미 영사관 선임영사(1987~1989)를 지냈고 2008년 9월 대사로서 한국을 다시 찾아왔다.
그는 한국의 자연과 문화,사람을 좋아하기로 유명하다. "들판에는 벼가 황금빛 물결로 익어가고 감나무와 코스모스 꽃이 어우러진 한국의 첫 가을을 잊을 수 없다"고 말했을 정도다. 한국인인 전 남편과의 사이에 아들(제임스)도 두고 있다.
그는 지난 2년 동안 인터넷의 'cafe USA'와 공식 개인 블로그 '심은경의 한국 이야기'에서 써온 글을 책으로 묶었다.
"제 키가 크고 TV에도 자주 나오니까 길거리에서 많이들 알아보세요. 한국에 다시 온 소감,한국의 변화에 대해 많은 질문을 받았는데 과거와 현재의 한국에 대한 애정 어린 시선을 (블로그를 통해) 나누자고 생각했죠.주중에는 일하느라 바쁘니까 주말에 한 주를 돌아 본 후 월요일에 회의를 거쳐 글을 쓰곤 했습니다. 35년간 축적해 온 저의 한국 관련 콘텐츠를 돌아보게 돼 개인적으로는 저의 일기(diary) 같아요. "
특히 이번 책에선 한국의 길과 산,강 등 자연을 음미하면서 여러 도시에서 만난 사람들 얘기를 많이 담았다. 한국인들조차 가치를 제대로 깨닫지 못한 역사적 도시와 명소들을 자전거로 여행했던 이야기도 소개했다. 에세이 중간중간에 끼워넣은 사진도 흥미롭다.
다음 주 한덕수 주미 한국 대사와 함께 미국에서 한 · 미 관계를 설명하는 투어에 나선다는 그는 "북한 문제와 한 · 미 자유무역협정(FTA),미군기지 평택 이전 등 여러 현안이 있지만 더욱 중요한 것은 양국 사람들 간의 끈끈한 유대관계"라고 말했다. "지난주 G20 정상회의를 성공적으로 개최한 한국인들은 정말 미국인이나 다른 나라 사람들에게 영감을 준다"고도 했다. 지난달 미국 외교관으로는 두 번째로 높은 고위직인 '경력공사(Career Minister)'에 임명된 그는 평생 한국에 대해 애정과 관심을 쏟는 까닭을 묻자 이렇게 말했다.
"한국을 다 이해하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지금 이 순간에도 빠르게 변하는 한국을 따라가는 것이 감정적으로나 지적으로 끊임없는 도전이에요. 그래서 더 노력하죠.무엇인가를 이해하기 위해선 그것을 정말 사랑하라고 했잖아요. "
문혜정 기자 selenmoon@hankyung.com
첫 여성 주한 미국 대사이자 역대 대사 중 한국어를 가장 잘 하는 캐슬린 스티븐스 대사(57 · 사진)가 부임 2년을 맞아 《내 이름은 심은경입니다》라는 에세이집을 출간했다. '심은경'은 그가 1975년부터 3년 동안 평화봉사단원으로 처음 한국에 머물 때 동료가 지어준 한국명이다. 17일 오후 서울 정동 대사관저에서 스티븐스 대사를 만났다.
"한국에 부임할 때 33년 전 그 이름을 미처 생각하지 못했어요. 충남 예산에 남겨 둔 거죠.그런데 평화봉사단원으로 파견돼 영어를 가르치던 예산중학교 직원 명부에서 젊은 미국 여성을 기억했던 한국인들이 찾아준 겁니다. "
'은경'씨는 1975년 충남 부여 · 예산에서 평화봉사단원으로 일하면서 한국과 첫 인연을 맺었고,1977년 주한 미 대사관에서 실시한 시험에 합격해 외교관이 됐다. 이후 주한 미 대사관 정무팀장(1984~1987),부산 미 영사관 선임영사(1987~1989)를 지냈고 2008년 9월 대사로서 한국을 다시 찾아왔다.
그는 한국의 자연과 문화,사람을 좋아하기로 유명하다. "들판에는 벼가 황금빛 물결로 익어가고 감나무와 코스모스 꽃이 어우러진 한국의 첫 가을을 잊을 수 없다"고 말했을 정도다. 한국인인 전 남편과의 사이에 아들(제임스)도 두고 있다.
그는 지난 2년 동안 인터넷의 'cafe USA'와 공식 개인 블로그 '심은경의 한국 이야기'에서 써온 글을 책으로 묶었다.
"제 키가 크고 TV에도 자주 나오니까 길거리에서 많이들 알아보세요. 한국에 다시 온 소감,한국의 변화에 대해 많은 질문을 받았는데 과거와 현재의 한국에 대한 애정 어린 시선을 (블로그를 통해) 나누자고 생각했죠.주중에는 일하느라 바쁘니까 주말에 한 주를 돌아 본 후 월요일에 회의를 거쳐 글을 쓰곤 했습니다. 35년간 축적해 온 저의 한국 관련 콘텐츠를 돌아보게 돼 개인적으로는 저의 일기(diary) 같아요. "
특히 이번 책에선 한국의 길과 산,강 등 자연을 음미하면서 여러 도시에서 만난 사람들 얘기를 많이 담았다. 한국인들조차 가치를 제대로 깨닫지 못한 역사적 도시와 명소들을 자전거로 여행했던 이야기도 소개했다. 에세이 중간중간에 끼워넣은 사진도 흥미롭다.
다음 주 한덕수 주미 한국 대사와 함께 미국에서 한 · 미 관계를 설명하는 투어에 나선다는 그는 "북한 문제와 한 · 미 자유무역협정(FTA),미군기지 평택 이전 등 여러 현안이 있지만 더욱 중요한 것은 양국 사람들 간의 끈끈한 유대관계"라고 말했다. "지난주 G20 정상회의를 성공적으로 개최한 한국인들은 정말 미국인이나 다른 나라 사람들에게 영감을 준다"고도 했다. 지난달 미국 외교관으로는 두 번째로 높은 고위직인 '경력공사(Career Minister)'에 임명된 그는 평생 한국에 대해 애정과 관심을 쏟는 까닭을 묻자 이렇게 말했다.
"한국을 다 이해하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지금 이 순간에도 빠르게 변하는 한국을 따라가는 것이 감정적으로나 지적으로 끊임없는 도전이에요. 그래서 더 노력하죠.무엇인가를 이해하기 위해선 그것을 정말 사랑하라고 했잖아요. "
문혜정 기자 selenm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