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그룹이 엔터테인먼트와 미디어 계열사 6곳의 흡수합병 계획을 발표하자 증권사들은 시너지를 기대해 볼 수 있다며 호평했다. 시장은 특히 CJ와 온미디어가 수혜를 입을 것으로 봤다.

CJ그룹은 전날 오미디어홀딩스가 엔터테인먼트와 미디어 계열사 5곳(CJ엔터테인먼트, CJ미디어, 온미디어, 엠넷미디어, CJ인터넷)을 흡수합병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6개사를 모두 통합해 영화, 음악, 게임, 방송, 공연 사업 등을 총괄하는 CJ E&M(가칭)이라는 회사를 설립한다는 계획이다.

합병기일은 내년 3월1일이며 신주상장예정일은 3월22일이다. 신주상장일까지 합병과 관련된 회사들은 주권매매거래가 정지된다. 합병비율에 따라 오미디어홀딩스 주주는 주당 온미디어 주식 0.12주, CJ인터넷 0.48주, 엠넷미디어 0.1주, CJ미디어 0.95주, CJ엔터테인먼트 1.17주를 받게 된다.

◆대규모 투자, 원소스멀티유즈 등 시너지 효과 기대

전문가들은 규모의 경제 효과가 CJ E&M 설립의 최대 장점이라고 입을 모은다.

송선재 하나대투증권 연구원은 "CJ E&M는 미디어, 게임, 영화, 음악 등 전 부문에서 업계 1~3위권으로 올라설 것"이라며 "규모의 경제로 외부 투자자금 유치가 쉬워지는 것은 물론 대규모 투자에 대한 여력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고 판단했다.
투자가 용이해지면서 자체 프로그램 경쟁력이 상승하는 선순환 구조를 형성할 것이라는 설명이다.

민영상 하이투자증권 연구원도 "CJ E&M은 보유 케이블 프로그램공급자(PP)수가 19개, 케이블TV 시청점유율 30%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며 "협상력 강화로 케이블TV 광고 단가 인상, 수신료 수익 증가 등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 외에도 콘텐츠 공유, 대형 저작권의 판권의 패키지 활용 등 원소스멀티유즈 전략이 가능해지면서 비용을 효율화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됐다.

민 연구원은 "시너지효과가 본격화될 경우 CJ E&M은 연간 연결매출액 1조3000억원, 연결순이익 1000억원을 충분히 달성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CJ, 온미디어가 수혜株

전문가들은 또 CJ, 온미디어가 통합법인 설립의 최대 수혜주라고 전했다. 합병이 완료되면 CJ는 CJ E&M의 지분 37.3%를 보유하게 된다.

양종인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그동안 CJ가 다른 지주회사에 비해상대적으로 낮은 평가를 받은 이유 중의 하나가 미디어 그룹의 낮은 수익성"이라며 "시너지를 통한 턴어라운드가 가시화된다면 CJ 주가가 재평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김동양 우리투자증권 연구원도 "합병에 따라 CJ엔터테인먼트와 CJ미디어가 상장되는 효과가 발생할 것"이라며 CJ의 순자산가치(NAV) 산정시 기존의 장부가 대신 시장가를 적용하게 되면 약 280억원의 NAV상승효가가 기대된다"고 말했다.

시장은 온디미어에 대해서도 국내 최대의 프로그램공급자인 온미디어는 판권 통합 구매로 인한 비용 절감과 매체규모로 인한 광고 단가 협상력 강화 등의 효과를 누릴 것으로 판단했다.

반면 CJ인터넷은 단기적으로 주주가치가 훼손될 수 있다는 의견도 나왔다.

한익희 현대증권 연구원은 "합병으로 매출과 영업이익 기여도가 가장 높은 CJ인터넷이 상대적으로 수익성이 낮은 자회사들을 부양하게 되는 셈이라 CJ인터넷의 주주 가치 훼손이 우려될 수 있다"면서도 "규모의 경제 효과가 기대돼 중장기적으로는 긍정적"이라고 전했다.

그렇다면 CJ E&M의 주가는 어느 정도 수준이 될까.

한승호 신영증권 연구원은 "현 정보 수준에서 목표주가를 구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라면서도 "주식교환비율 등 합병 조건과 계열사들의 2011년 추정 실적 등을 감안할 때 CJ E&M의 예상주가와 시가총액은 각각 4만7000원과 1조6400억원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한경닷컴 정인지 기자 inj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