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간 제약사가 정부로부터 차세대 '신성장동력' 과제로 선정받아 연구 중인 첨단 바이오기술(BT)이 유출된 사례가 검찰에 처음으로 적발됐다.

서울중앙지검 첨단범죄수사1부(부장검사 이천세)는 16일 P제약이 국비 78억원을 지원받아 연구 중인 '중질환 치료용 단백질의 체세포 전송기술(MITT)'과 관련한 핵심기술을 이메일과 USB로 빼돌린 혐의(산업기술의 유출방지 및 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 및 업무상 배임)로 이 회사의 전 신약개발실장 서모씨(41) 등 2명을 구속 기소했다고 밝혔다.

검찰에 따르면 서씨는 지난 6월께 당시 이 회사의 신약개발실장이던 최모씨(34)로부터 MITT 관련 자료 일체를 넘겨받아 사업계획서와 국가연구과제 신청서 작성 등에 활용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 관계자는 "유출된 자료 중 일부는 그 자체로 특허 신청이 가능한 것이었다"며 "이들은 유출 기술을 은밀히 활용해 투자자를 물색하면서 별도 회사를 세워 정부 기관으로부터 지원을 받아 운영하려고 했지만 성사 직전에 무산됐다"고 설명했다.

MITT는 질병 치료에 효능이 있는 바이오 물질을 특정 물질과 결합해 질병 세포에 침투시키는 기술로 차세대 항암제 개발과 뇌질환 치료제,줄기세포 연구 등의 분야에서 유용한 기술로 각광받고 있다.

P제약은 지난 4년간 50여명의 석 · 박사급 연구원들과 약 250억원의 연구비를 투입해 기술을 개발해 왔다. 네이처 바이오테크놀로지,네이처 셀 바이오테크놀로지,네이처 뉴로사이언스 등 세계적인 과학저널에 국내 연구진의 연구성과가 소개되기도 했다.

임도원 기자 van769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