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리 훌륭한 제품을 만들어도 남이 알아주지 않으면 어떻게 됩니까?.그래도 끝까지 신뢰를 쌓아가면 언젠가는 공들인 것보다 곱절의 보상을 받을수 있을겁니다”

티에스엠텍 마대열 회장이 지난 12일 울산대 경영대에서 열린 CEO 특강에서 학생들에게 건넨 성공의 메시지다.

이날 ‘한국경제의 이해’란 과목의 연사로 초청받은 마회장은 “자신감과 열정을 갖고 미지의 세계를 두드리면 반드시 성공할수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자식을 대하듯 편하고 진심어린 조언을 한 마 회장의 1시간 강연은 시종 화기애애했다. 감동의 박수가 여기저기서 터져나왔다.

이야기는 외환위기때로 거슬러 올라갔다.그는 당시만해도 국내에서는 감히 엄두를 내지 못했던 티타늄 소재 산업에 뛰어들어 사업기반을 마련하게된다. 티타늄을 소재로 한 볼트 너트가 화학공장과 반도체 공장 등에서 수요가 큰 폭으로 늘어난 때문이다.

여기에 자신감을 얻은 마 회장은 2000년 울산에 지금의 공장을 짓게된다.당시 본사가 있던 경기 안산공장 직원들은 “왜 하필 울산이냐”고 강하게 반대하기도 했다.그는 그러나 2004년 9월 삼성석유화학에 PTA(고순도테레프탈산) 생산용 디하이드레이션 타워(Dehydration Tower·탈수탑)를 국내 최초로 수주한후 성공적으로 제작, 납품해 그 기술력을 세계적으로 인정받게된다.

전 세계에서 네 번째 사례로 보고될 정도로 드문 경우인데, 모든 검증과정이 까다롭기로 소문난 삼성이 세계 유수 기업들의 납품 제안을 뿌리치고 국내 중소기업의 기술력을 인정한 것이다.


“잘 나가던 업체와 경합이 벌어졌습니다. 생산 경험이 없던 우리는 그들의 경쟁상대가 못됐습니다. 그러나 무조건 수주해야 했어요. 수주 경력이 있어야 울산 공장 완공과 함께 수주행진을 이어갈 것이기 때문이지요”

마회장은 당시 삼성석유화학 탈수탑 설비 공사에 원재료비만 43억원이 투입되는 것을 알면서도 23억원을 써내 수주에 성공했다. 한마디로 순전히 손해보는 장사를 한 셈이다.당연히 회사는 발칵 뒤집혔다.

이 때 마 회장은 “너희들이 울산에 투자할 때 석유화학 장비 수주 실적 하나없이 왜 울산이냐며 반대하지 않았느냐”며 “20억 손실낸 것은 홍보비로 생각해라”고 밀어부쳤다. 마회장은 “이런 경력 덕분에 오늘날 연매출 3000억원을 바라보는 중견기업으로 자리 잡았다”고 말했다.

마 회장은 신기술 아이템에 대한 집착은 대단하기로 소문났다. 점점 빠른 속도로 바뀌는 시장환경에 맞춰 변화하지 않으면 한 순간 도태되는 현실 속 기술투자에 대한 노력이 오늘의 티에스엠텍을 낳았다.

마 회장은 울산 기업인들 사이에서 ‘작은 정주영’으로 통한다. 마 회장의 티에스엠텍 직원에 대한 배려는 대단하다. 기숙사 무료에 연 120만원 금연수당 지급,결혼하면 300만원 지원 등 대기업 못지않은 임금과 복지후생을 제공하고 있다. 마회장은 “여전히 원전플랜트 사업의 주요 부품들이 수입에 의존하고 있는 현실인 만큼 이를 국산으로 대체해 나가는 게 티에스엠텍의 지상 목표”라고 강조했다.

<울산대 학생들에게 던진 인생 좌우명 5가지>
◆남이 알아줄때까지 좋은 제품 만드는 건 기본이고 신뢰를 쌓을 때까지 최선을 다하라.
◆목표설정하라, 꿈은 이뤄진다.
◆젊어서 놀아야지 하는 건 정말 어리석다. 100살까지 산다고 가정하면 70세까지는 열심히 일할거리를 찾아야 한다.
◆중소기업 잘 들어가면 대기업보다 낫다.
◆서두르지 마라


울산=하인식 기자 ha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