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울산 울주군 온산읍 방도리 에쓰오일 온산공장에 들어서는 순간,90여t에 달하는 거대한 석유화학 타워가 한눈에 들어왔다. 하성기 에쓰오일 수석부사장은 "여기가 바로 최첨단 석유화학 제품을 생산하게 될 핵심설비 자일렌 타워"라며 "40여년 울산산업 발전의 중심축 역할을 해온 울산 석유화학산업이 세계 톱5 석유화학 메카로 재도약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에쓰오일은 이 사업을 '온산공장 확장 프로젝트(Onsan Refinery Expansion Project)'로 명명했다. 총사업비 1조4000억원을 투입해 온산공장 내 18만4000㎡ 부지에 연산 90만t의 파라자일렌(Para-Xylene)과 연산 28만t의 벤젠 등 석유화학 제품 생산 라인을 건설하는 초대형 프로젝트다.
지난해 6월 착공에 들어간 지 1년4개월여 만에 90% 이상의 공정률을 보이면서 내년 6월 완공이 무난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핵심 설비인 높이 89.4m의 자일렌타워를 비롯해 합성섬유의 기초원료인 파라자일렌을 생산하는 제2 자일렌센터와 원유 정제과정에서 생산되는 나프타를 이용해 석유화학제품의 기초원료인 BTX(벤젠,톨루엔,자일렌)를 생산하는 아로마이징 시설 등 초대형 석유화학 장치들이 잇따라 설치되면서 거대 석유화학 공장의 위용을 서서히 드러내고 있다.
현재 연산 70만t 규모의 파라자일렌(P-X),연산 30만t 규모의 BTX,연산 20만t 규모의 프로필렌 생산시설을 갖추고 있는 에쓰오일은 이 프로젝트가 완성되면 석유화학부문에서의 생산능력이 현재보다 배 이상 늘어나고 영업이익률도 20% 이상 증가시키는 효과를 거두게 된다고 설명했다.
에쓰오일은 1990년대 이후 고부가가치 시설에 대한 지속적인 투자로 정유부문과 윤활부문에서 이미 세계 최고 수준의 경쟁력을 갖췄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온산공장 확장 프로젝트를 통해 석유화학부문에서도 아시아 · 태평양지역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파라자일렌 공급업체로 새로운 변신을 꾀하게 되는 셈이다.
특히 연산 90만t의 파라자일렌 생산능력을 갖춘 제2 자일렌센터는 단일 공정으로는 세계 최대 규모다. 현재 연산 70만t에 90만t을 추가해 연산 160만t의 생산시설을 갖추게 되면 단일 공장으로도 세계 최대 규모의 생산시설을 갖추게 된다.
에쓰오일은 온산공장 확장 프로젝트가 울산 석유화학 산업 등 지역경제에 미치는 영향 또한 매우 클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하 수석부사장은 "온산공장 확장 프로젝트는 단순히 공장의 증설에 머무는 것이 아니라 울산석유화학 산업의 구조고도화 등 글로벌 경쟁력 향상에도 중추적인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번 프로젝트로 생산유발효과만 초기 5년 동안 연평균 5조7000억원에 달하고 1조7000억원의 부가가치 창출효과,15억달러의 수출효과가 발생할 것으로 회사 측은 분석하고 있다.
온산공장 확장 프로젝트를 진두지휘하고 있는 임덕순 프로젝트 담당 상무는 "주력 생산제품인 파라자일렌 설비의 경우 매일 3500명,연인원 150만명의 인원이 공사현장에 투입되고 있고 공사현장에 들어가는 철골만 1만9000여t에 달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 정도 철골이면 쏘나타급 자동차를 1만8000여대 만들 수 있는 규모"라며 "울산지역 석유화학산업의 혁신을 이룰 온산공장 확장프로젝트를 성공적으로 완수하기 위해 매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울산=하인식 기자 ha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