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출판 트렌드] 짜깁기 베스트셀러의 등장…전자책 시대 '또 하나의 숙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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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종 스마트폰과 태블릿 PC,전자책 단말기 등의 하드웨어가 연일 검색어 상위를 기록하며 화려하게 등장하는 것을 지켜보는 출판사의 마음은 어떨까. 그 속에 참신한 소프트웨어를 채워 넣을 생각에 기대도 되겠지만 걱정도 만만치 않을 것이다. 전자책에 대한 기대는 종이책의 위기가 될 수 있으며,작가들은 출판사를 거치지 않고도 독자들에게 자신의 글을 직접 전달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런 출판사의 우려가 지금 일본에서는 현실이 돼 버렸다.
베스트셀러 작가 무라카미 류는 콘텐츠 제작사인 구리오와 공동으로 출자해 직접 전자책을 제작 · 판매하는 회사 'G2010'을 설립했다. 무라카미는 이미 자신의 신작 《노래하는 돌고래》를 종이책보다 먼저 전자책으로 발표한 바 있고,앞으로 G2010을 통해 요시모토 바나나,세토우치 자쿠초 등의 미발표 작품도 전자책으로 내놓을 예정이다.
무라카미는 기자회견에서 왜 출판사를 통하지 않고 직접 제작했느냐는 질문에 이렇게 대답했다. "전자책을 위해 출판사와 미팅한 결과 출판사는 종이책을 만드는 전문가들의 집단이지만 전자책의 '프로'는 상당히 적었다. 또한 기존 작품의 출판사가 제각기 다르기 때문에 각각의 작품을 기동력 있게 제작하기 위해서는 직접 진행할 필요성을 느꼈다. "
무라카미는 앞으로 신작의 해외 번역판 또한 자신이 직접 제작해 배포할 예정이라고 한다. 이렇게 해외 작가들까지 국내 독자들과 직접 소통하기 시작한다면 출판사들의 입지는 갈수록 위태로워질 수 있지 않을까.
작가와 독자 사이에 직접적인 유통이 진행된다면 그 과정에서 작품을 선별하고 정화하는 출판사 역할은 사라지고 위작(僞作)과 도작(盜作)이 남발할 우려가 있다. 실제로 일본 연애소설의 여왕으로 불리는 야마다 에이미와 아쿠다가와상 최연소 수상작가인 와타야 리사 등을 배출한 일본 가와데쇼보신샤(河出書房新社)는 '제47회 문예상' 수상작을 내정했다가 발표 전에 취소했다. 수상 내정 작품이 인터넷의 아이디어를 무단으로 사용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응모자가 프로 작가가 아니었고 그 과정이 작위적이지 않았다는 이유로 작품명이나 저자의 이름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일본 출판계에서는 문학의 독창성,아이디어의 독창성에 대한 논의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기 시작했다.
국내에도 블로그,동호회 카페 등 인터넷을 통해 자신의 참신한 작품을 올리는 예비 작가들이 많이 있다. 이들은 '1인 출판시대'를 맞아 자신이 직접 전자책을 발표할 수 있게 되었음을 환영하고 있다. 하지만 누군가가 인터넷에 떠도는 작품들을 멋지게 결합시켜 초대형 베스트셀러를 발표한다면 어떻게 될까. 전자책이라는 새로운 시장을 맞이하며 책에 대한 정의와 문학의 독창성,아이디어의 창작성에 대해 함께 고민해야 할 시점이다.
김수경 < BC에이전시 일본어권 에이전트 >
베스트셀러 작가 무라카미 류는 콘텐츠 제작사인 구리오와 공동으로 출자해 직접 전자책을 제작 · 판매하는 회사 'G2010'을 설립했다. 무라카미는 이미 자신의 신작 《노래하는 돌고래》를 종이책보다 먼저 전자책으로 발표한 바 있고,앞으로 G2010을 통해 요시모토 바나나,세토우치 자쿠초 등의 미발표 작품도 전자책으로 내놓을 예정이다.
무라카미는 기자회견에서 왜 출판사를 통하지 않고 직접 제작했느냐는 질문에 이렇게 대답했다. "전자책을 위해 출판사와 미팅한 결과 출판사는 종이책을 만드는 전문가들의 집단이지만 전자책의 '프로'는 상당히 적었다. 또한 기존 작품의 출판사가 제각기 다르기 때문에 각각의 작품을 기동력 있게 제작하기 위해서는 직접 진행할 필요성을 느꼈다. "
무라카미는 앞으로 신작의 해외 번역판 또한 자신이 직접 제작해 배포할 예정이라고 한다. 이렇게 해외 작가들까지 국내 독자들과 직접 소통하기 시작한다면 출판사들의 입지는 갈수록 위태로워질 수 있지 않을까.
작가와 독자 사이에 직접적인 유통이 진행된다면 그 과정에서 작품을 선별하고 정화하는 출판사 역할은 사라지고 위작(僞作)과 도작(盜作)이 남발할 우려가 있다. 실제로 일본 연애소설의 여왕으로 불리는 야마다 에이미와 아쿠다가와상 최연소 수상작가인 와타야 리사 등을 배출한 일본 가와데쇼보신샤(河出書房新社)는 '제47회 문예상' 수상작을 내정했다가 발표 전에 취소했다. 수상 내정 작품이 인터넷의 아이디어를 무단으로 사용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응모자가 프로 작가가 아니었고 그 과정이 작위적이지 않았다는 이유로 작품명이나 저자의 이름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일본 출판계에서는 문학의 독창성,아이디어의 독창성에 대한 논의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기 시작했다.
국내에도 블로그,동호회 카페 등 인터넷을 통해 자신의 참신한 작품을 올리는 예비 작가들이 많이 있다. 이들은 '1인 출판시대'를 맞아 자신이 직접 전자책을 발표할 수 있게 되었음을 환영하고 있다. 하지만 누군가가 인터넷에 떠도는 작품들을 멋지게 결합시켜 초대형 베스트셀러를 발표한다면 어떻게 될까. 전자책이라는 새로운 시장을 맞이하며 책에 대한 정의와 문학의 독창성,아이디어의 창작성에 대해 함께 고민해야 할 시점이다.
김수경 < BC에이전시 일본어권 에이전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