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중공업이 세계 최대 규모의 FPSO(부유식 원유생산 · 저장 · 하역설비)를 독자기술로 건조하는 데 성공했다.

이 회사는 11일 울산 해양공장에서 200만배럴급 초대형 FPSO 건조를 완료하고 명명식을 가졌다. 나이지리아 유전의 이름을 따 '우산(USAN) FPSO'로 붙여졌다.

2008년 프랑스 토탈사로부터 17억달러에 수주한 이 FPSO는 길이 320ｍ，폭 61ｍ，높이 32ｍ로 자체 중량만 11만6000t에 달한다. 세계 최대 항공모함인 미국 해군의 니미츠급 항모(길이 333ｍ，폭 77ｍ)와 맞먹는 크기다. 하루 16만배럴의 원유와 500만㎥의 천연가스를 생산，정제할 수 있다. 우리나라 하루 석유 사용량과 맞먹는 200만배럴의 원유를 저장할 수도 있다.

현대중공업은 앞으로 울산 해양공장 안벽에서 전기，배관，기계 장비 등에 대한 시운전을 거친 뒤 내년 3월 나이지리아로 인도할 예정이다.

내년 11월부터는 나이지리아 보니섬에서 남동쪽으로 100㎞ 떨어진 우산 필드에서 본격적인 원유 및 가스 생산에 들어간다.

현대중공업은 국내 처음으로 설계는 물론 구매，제작，설치，시운전까지 독자 기술로 이 설비를 제작했다. 세계 처음으로 FPSO 설계 과정에선 3차원 시뮬레이션을 이용하는 등 첨단 설계기술도 적용했다. 그동안 국내 조선업체들은 부유，저장 기능을 담당하는 FPSO 하부 구조물 이외의 복잡한 상부 구조물 설계는 외국 기술에 의존해 왔다.

현대중공업은 1996년 브라질 페트로브라스를 시작으로 프랑스 토탈사，미국 엑슨모빌사，영국 BP사 등에 지금까지 총 9기의 초대형 FPSO(200만배럴 이상)를 공급했다.

장창민 기자 cm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