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대폰, 카메라, 컴퓨터등 블랙 컬러 제품이 주를 이루던 IT 업계에 '화이트'가 급부상하고 있다. 애플은 자사 맥 컴퓨터나 맥북, 아이폰, 아이팟 등 다양한 제품에 일찍부터 화이트 컬러를 도입해 화이트 트렌드를 이끌고 있다.

실제로 미국에서는 아이폰3GS의 경우 화이트 모델 구매 비율이 7대3으로 블랙보다 인기가 높았고, 아이폰4는 화이트 출시가 미뤄지면서 국내외 소비자들의 애를 태우고 있다.

그렇다면 화이트 IT기기가 새롭게 인기를 끄는 이유는 무엇일까. 업계 한 관계자는 "과거와 달리 IT기기가 패션 아이템으로 각광받으면서 컬러가 소비자 제품 구매 결정에 중요한 요소가 되고 있다"면서 "그중에서도 화이트는 남성이 선호하는 블랙이나 여성 소비자가 압도적으로 많은 핑크와 달리 남녀 모두 무난하게 소화할 수 있는 컬러라는 점에서 주목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IT업계 너도나도 '화이트' 열풍 동참

화이트 톤의 스타일리시한 디자인으로 마니아층을 확보하고 있는 팬택의 스카이는 최근 '베가' 스마트폰의 화이트 버전을 출시하며 여성 고객 잡기에 나섰다.

특이한 이름과 디자인으로 유명한 삼성 '야마카시 캣립' 모니터도 순백의 컬러로 옷을 갈아입고 나타났다. 소니코리아는 슬림형 디자인에 OLED 디스플레이를 탑재한 워크맨 'NWZ-A840'시리즈의 화이트 컬러 제품을 이달 초 내놓았다.

올림푸스카메라도 하이브리드 기종 PEN E-P2의 화이트 스페셜 에디션을 선보이고 판매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올림푸스는 최근 출시한 초소형∙초경량 콤팩트 카메라FE-4050에도 화이트 컬러를도입해 화이트카메라의 인기몰이를 더할 계획이다.

이색 네이밍으로 화이트 마케팅 박차

한편 IT업체들은 화이트 컬러 제품 출시와 함께 화이트 모델에 별도의 색상명을 부여하는 네이밍 마케팅 또한 진행하고 있다.

삼성전자의 경우 갤럭시S 스마트폰의 화이트 컬러를 내놓으면서 이름을 '스노우 화이트'로 지었다. 물기를 머금은 듯한 느낌의 고광택 유광 마감 처리를 통해 눈(雪)과 같은 순수한 컬러를 지녔다는 의미에서 붙여진 것이다. 스노우 화이트는 지난 8월 말 출시된 이후, 55일만에 80만대가 판매되는 등 인기를 얻고 있다.

소니도 워크맨 NWZ-A844에 젊은층과 여성층의 선호도가 높은 '펄 화이트' 컬러를 도입했다. 화이트 컬러가 알루미늄 바디와 만나 반짝거리는 느낌을 더했다는 의미의 펄 화이트는 기존 블랙과는 또 다른 세련된 느낌을 전달한다는 평이다.

이 외에도 LG전자의 스마트폰 '옵티머스 원'은 고급스러운 이미지 전달을 위해 '화이트 골드'를 삼성전자의 와이파이(무선랜) 풀터치폰 'A210S'는 '시크 화이트'로 이름 짓는 등 색다른 화이트 네이밍을 시도하고 있다.

한경닷컴 권민경 기자 kyo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