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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천자칼럼] 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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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러시아 생물공학자 네코비치 박사는 바이러스 문제로 IMF(Impossible Mission Force) 요원인 이단 헌트(톰 크루즈)에게 구원을 요청한다. 그러나 애틀랜타행 비행기에 오른 박사는 헌트로 변장한 테러리스트 앰브로즈(더그레이 스콧)에 의해 살해된다. <'미션 임파서블 2'>

    스파이나 특수요원을 주인공으로 한 영화에서 변장은 빠지지 않는 고전적 수법이다. '007 영화'의 주인공이 신분을 위장하는 정도였던 데 비해 '미션 임파서블'시리즈의 인물들은 상대는 물론 자기편도 몰라볼 만큼 완벽하게 모습을 바꾼다.

    변장에 이용되는 건 주로 가면이다. 중국 무협지와 홍콩 영화 '신유성호접검'에선 인피면구(人皮面具)라고 사람 피부로 만든 가면이 나오지만 보통은 고무 종류가 쓰인다. 전 같으면 변장할 대상을 납치해 석고 모형을 뜬 다음 라텍스로 만들었지만 요즘엔 대상의 얼굴을 입체(3D) 스캔한 뒤 실리콘으로 제작한다.

    얼굴에 붙인 가면을 이용,다른 사람 행세를 하는 것과 달리 '페이스 오프'에 오면 아예 얼굴을 이식한다. 얼굴과 목소리를 똑같이 만든다고 해도 키와 체형이 다르고 목과 손발 등 나이를 구분할 수 있는 것들이 수두룩할 것 같은데 영화여서인지 얼굴이 같으면 다들 속아 넘어간다.

    철통 같은 항공 보안도 소용없는 걸까. 영화 같은 일이 실제 일어났다는 소식이다. 20대 중국 청년이 실리콘 가면을 이용해 백인 노인으로 변장한 뒤 홍콩 공항을 통과,캐나다행 비행기에 탑승했었다는 것이다. 1955년생 여권을 소지한 채 쪼글쪼글한 70대 할아버지 노릇을 했는데도 들키지 않았다는 얘기다.

    다행히 손이 노인 같지 않은데 주목한 승무원의 제보로 체포됐다지만 홍콩 보안당국은 물론 미국 국토안보부에도 상당한 충격을 준 모양이다. 문제의 가면은 미국의 가면 전문 제작회사 'SPFX 마스크'사의 초정밀 실리콘 제품으로 인터넷에서 운송료까지 1259달러(약 139만원)면 구입할 수 있는 것이라고 한다.

    서울 G20 정상회의를 앞두고 경찰이 갑호 비상을 발령한 가운데 국내 주요 공항의 항공등급 또한 최고단계인 '심각'으로 격상됐다. 보안은 G20 성공을 위한 가장 기본적인 요소다. 에어 캐나다 사건에서 보듯 중요한 건 기계보다 사람의 눈과 관심이다. 치밀하고 세심한 관찰로 어떤 변장도 통할 수 없도록 만전을 기해야 할 것이다.

    박성희 수석논설위원 psh77@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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