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유일 '굴 수산물 이력제', 포장 이력 번호 입력하면 OK…소비자 안심하고 구매
지난 주말 경남 거제도 둔덕면 앞바다에 있는 중앙씨푸드 굴양식장.멀리 보이는 한산도를 배경으로 굴채취선 한 척이 수천 개의 흰 플라스틱 부표가 떠 있는 굴양식장을 오가며 굴 수확에 한창이었다. 배 위에서 바닷물을 이용해 껍질에 붙은 이물질을 제거한 굴들은 5분 거리에 있는 하역장에서 회전식 세척기를 통과한 후 인근 '박신장(굴껍데기 제거 작업장)'으로 옮겨졌다. 작업장 안에서 100여명의 아주머니 직원들에 의해 껍데기가 제거된 우윳빛 굴들은 7.2도 이하로 냉각한 해수에 담겨 검사실로 향한다. 첨단 검사 장비로 세균 · 온도 검사를 통과한 굴들은 본격적인 세척 작업에 들어간다. 흐르는 물에 강한 공기를 쐬면서 씻겨진 굴들이 이동 벨트 위에 놓여지면 알밴 굴과 이물질을 가려내는 선별작업이 시작된다. 선별이 끝난 굴들은 살균 · 정화된 해수와 담수를 섞은 냉각 혼합수통에 담겨 자동 포장설비 시설로 이동한다.
국내에서 유일하게 '굴 수산물 이력제'를 시행하고 있는 중앙씨푸드 거제공장에서 매일 이뤄지는 작업 공정이다. 200g 단위로 포장된 생굴은 오후 2시께 냉장탑차에 실려 경기도 시화 · 여주와 대구에 있는 이마트 물류센터로 배송되고,다음 날 오전 6~7시께 전국 이마트 매장에 도착한다.
41년째 굴을 가공해온 이 회사는 올초 이마트의 제의로 굴 품목에서 수산물 이력제를 실시하기로 결정했다. 주관 기관인 국립수산물품질검사원의 실사과정을 거쳐 지난 7월 수산물이력추적관리등록증을 획득했다. 장석 중앙씨푸드 대표는 "소비자들이 생굴이 어디에서 길러져 어떤 경로를 거쳐왔는지 확인하고 먹을 수 있도록 이력제를 도입했다"고 설명했다.
지난달 중순부터 생산 · 판매된 '수산물 이력 생굴'의 판매가격은 200g당 3780원으로 일반 생굴과 비슷하다. 장 대표는 "생산 원가는 더 많이 들지만 이마트와 협의해 수산물 이력 상품을 알리는 차원에서 기존 가격을 유지했다"고 말했다. 소비자는 '수산물 이력제 홈페이지(www.fishtrace.go.kr)'에서 포장지에 적힌 이력번호를 입력하면 구매상품이 언제 어디에서 채취됐고 어느 곳에서 가공 · 포장해 어떤 유통경로를 거쳤는지 알 수 있다.
2008년 8월 수산물품질관리법에 따라 도입된 수산물 이력제는 김 다시마 미역 건멸치 광어 넙치 조기 등 10여개 품목에서 일부 시행되고 있다.
거제=송태형 기자 toughlb@ha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