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가 주요 20개국(G20) 서울 정상회의에 대비,1일부터 비상총력체제에 들어갔다. 이명박 대통령은 이날 샌드위치로 점심을 때우며 하루 종일 G20 준비 상황을 보고받았다. 이 대통령은 아침 라디오 · 인터넷 연설에서 △환율 △글로벌 금융안전망 △국제금융기구 개혁 △개발 등을 G20 정상회의의 4대 의제로 규정하고 국민들에게 성공적 개최를 위한 협조를 당부했다.

◆주말부터 정상 입국 시작

이 대통령은 이날 오전 수석비서관회의 직후 G20 준비위와 G20 비즈니스 서밋 준비위로부터 상황을 보고받았다. 청와대 관계자는 "평소 약 3시간가량 하던 수석비서관회의를 1시간으로 줄였고 보고 시간이 모자라 이 대통령과 참모들은 샌드위치로 점심을 해결했다"고 전했다. 그는 "수석비서관회의,국무회의 등 매주 예정된 기본적인 회의를 제외하고 G20 정상회의가 열릴 때까지 웬만한 일정은 잡지 않고 G20 준비에 '올인'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3일 G20 관련 기자회견에 이어 5일엔 미국 월스트리트저널과 인터뷰를 갖고 G20 정상회의 홍보에 직접 나설 예정이다. 임태희 대통령 실장은 "이번 주말부터 각 나라 정상들의 입국이 시작될 것"이라며 "이 대통령은 이번 정상회의에 참석하는 거의 모든 정상들과 양자회담을 가질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G20 정상회의 참가국 정상들과 전화통화를 계속하고 있다.

◆4대 의제 제시

이 대통령은 라디오 · 인터넷 연설에서 환율 갈등 조정을 G20 정상회의의 첫 번째 의제로 제시하고 "지난달 경주에서 열린 재무장관 · 중앙은행 총재회의에서 서울정상회의 성공을 향한 청신호가 켜져서 정말 기쁘게 생각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회복기를 맞은 세계 경제가 보다 균형되고 지속적인 성장을 하기 위해서는 국제공조가 중요하다는 인식의 결실을 가져왔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또 글로벌 금융안전망과 관련,"우리는 1998년 외환위기 때 2만여개 기업이 부도가 나고 100여만명의 실업자가 생기는 아픔을 겪었다"며 "위기를 사전에 막을 수 있도록 세계가 협력해 튼튼한 글로벌 금융안전망을 만들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국제금융기구 개혁에 대해선 "이제는 대한민국 중국 인도 브라질 등 신흥국의 위상이 높아졌기 때문에 각 나라의 실력과 규모에 맞게 발언권이 주어져야 한다"고 말했다. 개도국 지원 등 개발과 관련해서는 "물고기를 주는 게 아니라 물고기를 잡을 수 있도록 국제사회가 함께 도와주자는 것"이라며 "이를 통해 보다 공정한 세계 경제 질서,공정한 지구촌을 만들어 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G20 정상회의의 경제적 효과가 30조원이고 홍보 효과는 월드컵의 네 배라는 전망도 나왔다"며 "자부심을 가져도 좋다고 생각한다"고 지적했다.

홍영식 기자 ysh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