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심에서 高효율…'지열 냉난방시스템' 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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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롯데월드 도입으로 확산 기대
연중 온도 일정·kW당 설치비 저렴…업계 "수년 내 1조대 시장 될 것"
연중 온도 일정·kW당 설치비 저렴…업계 "수년 내 1조대 시장 될 것"
롯데가 123층(555m) 규모로 서울 잠실에 지을 제2롯데월드에 지열 냉난방시스템을 도입키로 하면서 지열 냉난방시장이 들썩이고 있다. 건설을 맡은 롯데물산은 이번 공사에 약 200억원을 투자해 2만㎾ 규모의 지열시스템을 시공,전체 냉난방의 30%를 처리할 계획이다. 업계는 지열시장에 '롯데 효과'가 나타날지 주목하고 있다.
◆뛰어난 효율로 선진국선 활용도 높아
지열 냉난방은 지하 150m 속 온도가 10~20도로 항상 일정하다는 점을 활용하는 에너지 시스템이다. 지하에 배관을 설치하고 물을 흐르게 해 일정 온도가 되면 열펌프를 통해 실내로 가져오는 원리다. 에어컨과 같은 원리인데 실외기를 땅속에 설치했다고 보면 쉽다. 지하를 돌아 나온 파이프 속의 물은 여름에는 시원하고 겨울에는 따뜻하다. 상수도관의 물도 온도가 일정해 이를 활용할 수도 있다.
지열 냉난방은 땅만 팔 수 있으면 어디서든 할 수 있고 ㎾당 설치비도 태양광 풍력 등 여타의 신재생에너지보다 훨씬 저렴하다. 스웨덴 스위스 독일 미국 등 선진국은 전체 냉난방의 20% 이상을 지열시스템에 의존하고 있다.
반면 전체 에너지 소비의 25%를 냉난방에 사용하는 우리나라에선 지열 활용도가 1%에도 미치지 못할 정도로 낮다. 2000년대 중반에 처음 도입됐을 정도로 역사가 짧아 지열의 효율이나 활용도가 잘 알려져 있지 않다. 부동산 경기 침체로 건설사들이 추가 공사비 부담을 꺼리는 데다 1800여개에 이르는 영세업체 난립으로 시장 신뢰도가 떨어진 것도 원인이다. 지열시스템을 종합 시공할 수 있는 국내 업체로는 티이엔,신성엔지니어링,코텍엔지니어링,삼미지오텍 등이 손꼽히나 매출은 100억원 안팎에 머물고 있다. 현재 시장 규모는 2800억원 선이지만 대부분 정부의 신재생에너지 공공의무화 정책에 따른 관공서 물량이다.
◆민간 부문에서 수요 커질 듯
2015년 완공 목표인 제2롯데월드가 지열시스템을 적용하기로 결정하면서 시장이 기지개를 켜고 있다. 임채국 롯데물산 부장은 "지열은 항상 일정하기 때문에 도심에서 다른 신재생에너지보다 효율이 월등하다"며 "6~7년이면 투자비를 회수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밖에 인천 송도신도시 사이언스빌리지가 2000㎾ 지열냉난방시스템을 적용할 예정이다. 133층의 서울 상암동 라이트타워와 11층의 삼성의료원 국제의료센터에도 각각 4500㎾,1485㎾급의 지열시스템 도입을 검토 중이다.
전문가들은 이들 프로젝트를 계기로 시장이 수년 내에 1조원 이상 규모로 커질 것으로 보고 있다. 지열시스템을 만드는 코텍엔지니어링의 민경천 전무는 "세대당 지열시스템 적용에 3000만원 정도가 드는데 고급 아파트 기준으론 3.3㎡(1평) 값밖에 안 되는 수준"이라며 "고급 아파트와 대형 오피스 건물을 중심으로 수요가 크게 늘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강신형 건양대 교수는 "전체 냉난방의 50%를 지열로 바꾸면 연간 국가 에너지 소비의 8%인 8조원 이상을 절감할 수 있다"며 "큰 공사를 담당할 대형 기업 육성과 정부의 장기적 로드맵 구축이 뒷받침되면 시장은 빠른 속도로 커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남윤선 기자 inklings@hankyung.com
◆뛰어난 효율로 선진국선 활용도 높아
지열 냉난방은 지하 150m 속 온도가 10~20도로 항상 일정하다는 점을 활용하는 에너지 시스템이다. 지하에 배관을 설치하고 물을 흐르게 해 일정 온도가 되면 열펌프를 통해 실내로 가져오는 원리다. 에어컨과 같은 원리인데 실외기를 땅속에 설치했다고 보면 쉽다. 지하를 돌아 나온 파이프 속의 물은 여름에는 시원하고 겨울에는 따뜻하다. 상수도관의 물도 온도가 일정해 이를 활용할 수도 있다.
지열 냉난방은 땅만 팔 수 있으면 어디서든 할 수 있고 ㎾당 설치비도 태양광 풍력 등 여타의 신재생에너지보다 훨씬 저렴하다. 스웨덴 스위스 독일 미국 등 선진국은 전체 냉난방의 20% 이상을 지열시스템에 의존하고 있다.
반면 전체 에너지 소비의 25%를 냉난방에 사용하는 우리나라에선 지열 활용도가 1%에도 미치지 못할 정도로 낮다. 2000년대 중반에 처음 도입됐을 정도로 역사가 짧아 지열의 효율이나 활용도가 잘 알려져 있지 않다. 부동산 경기 침체로 건설사들이 추가 공사비 부담을 꺼리는 데다 1800여개에 이르는 영세업체 난립으로 시장 신뢰도가 떨어진 것도 원인이다. 지열시스템을 종합 시공할 수 있는 국내 업체로는 티이엔,신성엔지니어링,코텍엔지니어링,삼미지오텍 등이 손꼽히나 매출은 100억원 안팎에 머물고 있다. 현재 시장 규모는 2800억원 선이지만 대부분 정부의 신재생에너지 공공의무화 정책에 따른 관공서 물량이다.
◆민간 부문에서 수요 커질 듯
2015년 완공 목표인 제2롯데월드가 지열시스템을 적용하기로 결정하면서 시장이 기지개를 켜고 있다. 임채국 롯데물산 부장은 "지열은 항상 일정하기 때문에 도심에서 다른 신재생에너지보다 효율이 월등하다"며 "6~7년이면 투자비를 회수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밖에 인천 송도신도시 사이언스빌리지가 2000㎾ 지열냉난방시스템을 적용할 예정이다. 133층의 서울 상암동 라이트타워와 11층의 삼성의료원 국제의료센터에도 각각 4500㎾,1485㎾급의 지열시스템 도입을 검토 중이다.
전문가들은 이들 프로젝트를 계기로 시장이 수년 내에 1조원 이상 규모로 커질 것으로 보고 있다. 지열시스템을 만드는 코텍엔지니어링의 민경천 전무는 "세대당 지열시스템 적용에 3000만원 정도가 드는데 고급 아파트 기준으론 3.3㎡(1평) 값밖에 안 되는 수준"이라며 "고급 아파트와 대형 오피스 건물을 중심으로 수요가 크게 늘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강신형 건양대 교수는 "전체 냉난방의 50%를 지열로 바꾸면 연간 국가 에너지 소비의 8%인 8조원 이상을 절감할 수 있다"며 "큰 공사를 담당할 대형 기업 육성과 정부의 장기적 로드맵 구축이 뒷받침되면 시장은 빠른 속도로 커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남윤선 기자 inkling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