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태광산업이 비자금 의혹 등으로 나란히 검찰수사를 받고 있지만 주가 행보는 극명히 엇갈리고 있다.

한화는 검찰수사 소식이 알려진 이후 주가가 반등을 시도할 때마다 계열사 압수수색 등 추가 악재가 터지면서 번번히 발목을 잡히고 있다. 실제 검찰이 한화그룹과 한화증권을 압수수색한 지난달 16일 이후 4만1000원까지 뒷걸음질쳤던 한화 주가는 박스권 상단인 4만8000원을 뚫지 못하고 있다.

4만5000원을 회복하며 반등을 시도하던 27일에도 한화 호텔&리조트 압수수색 소식이 전해지면서 하락반전했고 28일 오전 주가는 다시 4만4000원 밑으로 밀려났다.

반면 태광산업은 검찰 수사 소식에 잠시 주춤하기도 했지만 22일 이후 급격한 상승세를 타며 이날 오전 현재 140만원대에 거래되고 있다. 전날에는 장중 144만8000원으로 신고가도 갈아치웠다. 태광산업은 닷새째 랠리를 펼치고 있다.

같은 상황이지만 다른 주가 흐름을 보이고 있는 두 기업의 차이는 불확실성과 유동성, 저평가 등에 있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업계 한 관계자는 "한화의 경우 자회사가 좋아지고 있기 때문에 실적 개선에 대한 시각은 있지만 검찰수사 과정이 진행되면서 불확실성이 여전히 존재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또 한화의 주가가 저평가 수준이지만 박스권 상단에 도달할 경우 시장 대비 절대적으로 싼 것은 아니기 때문에 주가가 부진한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대우조선해양의 이행보증금 관련 불확실성이 사라지고 검찰 수사가 일단락되고 나면 한화 역시 지주사 재평가 대열에 합류할 것으로 이 관계자는 내다봤다.

태광산업에 대해서는 "기업가치 대비 주가가 싸긴 했지만 그동안은 유통주식수가 워낙 적어 시장에서 소외됐는데 이번 검찰수사가 오히려 시장의 관심을 끌면서 유통물량을 확대하는 기회가 됐다"고 판단했다.

거래가 없어 관심이 있어도 주식을 사지 못했던 투신권 등이 개인 물량을 받아 매수에 나서면서 주가가 상승하는 계기가 됐다는 설명이다.

또 태광산업은 화학주 강세 흐름을 타고 검찰수사 이전인 8월부터 이미 상승세를 타고 있었다는 분석도 있다.

조승연 HMC투자증권 책임연구원은 양호한 화학업황과 롯데홈쇼핑 지분 보유, 3000억원이 넘는 막대한 현금 등으로 태광산업의 지속적인 주가 재평가가 기대된다며 목표주가를 155만원으로 제시한 바 있다.

한경닷컴 배샛별 기자 sta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