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730]위안화 절상 문제를 둘러싸고 미국과 중국이 첨예한 대립을 하고 있는 가운데 티머시 가이트너 미국 재무장관과 중국의 경제 분야 책임자인 왕치산(王岐山) 국무원 부총리가 24일 중국에서 즉석 회동을 했다.

중국 관영 신화통신은 이날 가이트너 장관과 왕 부총리가 산둥(山東)성 칭다오(靑島) 공항에서 만나 미·중 간 경제 관계와 서울 주요 20개국(G20) 정상회담 준비와 관련한 의견을 교환했다고 보도했다.

신화통신은 가이트너 장관과 왕 부총리가 구체적으로 어떤 대화를 나눴는지 언급하지 않았으나,G20 정상회의를 앞두고 양국 사이의 최대 현안인 위안화 절상 문제와 관련한 의견을 조율한 것으로 관측된다.

이번 회동은 전날 한국 경주에서 끝난 G20 재무장관·중앙은행 총재 회의에 참석했던 가이트너 장관이 칭다오를 급거 방문해 이뤄진 것이다.원래 계획에는 없었으나 미·중 당국 사이의 즉석 합의에 따라 이뤄진 것으로 전해졌다.

가이트너 장관은 경주 기자회견에서 “심각하게 환율이 저평가된 나라들은 경제 펀더멘털이 반영되는 시장 결정 환율 결정 시스템으로 더욱 나아가야 한다”고 강조하면서 “중국은 이미 그렇게 하고 있다”고 말해 다소 우호적 태도를 보였다.가이트너 장관과 왕 부총리는 지난 4월에도 베이징 서우두(首都) 공항에서 비슷한 형식의 회동을 가진 적이 있다.

중국 당국이 지난 9월 관리변동환율제를 다시 도입한 이후 달러 대비 위안화 가치가 2.7% 가량 올랐으나 미국은 더 큰 폭의 절상을 요구하고 있다.미국은 지난달 29일 하원이 중국 등 환율조작 의심국에서 수입되는 상품에 대해 보복관세를 부과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의 법안을 통과시키는 등 양국 간 갈등의 골이 깊어지고 있다.

장성호 기자 ja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