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밀턴 번쩍! 슈마허 와!…F1 드디어 한국을 달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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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1(포뮬러원) 연습 주행
2만 관람객 찾아 뜨거운 응원…웨버, 최고 스피드 기록
결승 티켓 90% 판매…숙박 전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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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대 자동차 축제로 꼽히는 포뮬러원(F1)이 22일 전남 영암에서 막을 올렸다. 이날 오전 10시 영암 코리아 인터내셔널 서킷(KIC)에서 '황제' 미하엘 슈마허(독일 · 메르세데스GP) 등 선수 24명이 일제히 시동을 걸어 대회 시작을 알렸다. 선수들은 3시간 동안의 연습 주행에서 최고 속도를 시속 330㎞까지 끌어올리며 23일 예선과 24일 결선을 위해 경기 감각을 가다듬었다. 이날 연습 주행은 F1 국제대회가 출범한 지 60년 만에 처음으로 한국에 선보이는 역사적인 순간으로 기록됐다.
◆"역시 웨버"… 돋보이는 실력
선수들은 연습 주행 초반엔 조심스럽게 트랙에 적응하는 시간을 가졌다. 영암 경기장을 처음 접해보는 데다 F1 서킷으로는 드물게 시계 반대방향으로 달려야 하기 때문이다. 일부 F1 머신은 살짝 미끄러지기도 했다. 새 아스팔트에 스며든 오일이 표면으로 올라오면서 머신이 접지력을 잃을 수도 있다는 우려가 나왔다. 우승 후보 중 한 명인 루이스 해밀턴(영국 · 맥라렌)은 "코리아 인터내셔널 서킷엔 흥미로운 코너가 많지만 약간 미끄러운 느낌이 있고 이물질도 적지 않다"고 말했다.
이날 연습 주행에선 마크 웨버(호주 · 레드불 레이싱)가 단연 두각을 나타냈다. 연습 2차 주행에서 5.621㎞의 서킷 한 바퀴 최고 기록(1분37초942)을 냈다. 지난 16라운드까지 승점 220점으로 올해 1위를 달리고 있는 그는 24일 결선에서 또 한번 1등하면 올해 우승컵을 들어 올릴 확률이 높다. 뒤를 이어 페르난도 알론소(스페인 · 페라리)가 결승점을 통과했다.
3년 만에 F1에 복귀한 슈마허는 한국 팬들 사이에서 가장 큰 응원을 받았다. 슈마허는 주행을 마친 후 "1.2㎞에 이르는 직선 주로에서 최고 시속 316㎞를 찍었지만,예선과 결선에선 320㎞를 넘길 것"이라며 "3위 내 진입이 목표"라고 말했다.
◆연습 때도 관람객 2만여명 찾아
F1 연습 주행을 보기 위해 이날 경기장을 찾은 관람객은 2만여명에 달했다. 이른 아침부터 차량 수백 대가 한꺼번에 몰리면서 경기장 일대가 큰 혼잡을 빚었다. 1만6000석 규모인 메인 그랜드스탠드의 절반 이상이 찼다.
외국인 관람객도 눈에 많이 띄었다. 유럽뿐만 아니라 러시아와 중국 일본 등 국적도 다양했다. 대만에선 2005년 대만 슈퍼카 챔피언인 주백웅씨가 150여 명의 팬들과 함께 연습 주행을 지켜봤다.
대회장 주변에서는 '숙박 전쟁'이 벌어졌다. 숙박시설이 턱없이 부족한 탓이다. F1 선수와 국제자동차연맹(FIA) 관계자들은 대부분 5성급 호텔인 현대호텔에 자리잡았다. 경기장까지 차로 10분 거리다. 반면 상당수 외국인 관광객들은 차로 20~30분 거리인 목포의 모텔촌에 머물렀다. F1 한국대회의 운영법인 카보(KAVO) 측은 입장권이 토요일 예선전 60%,결승전 90%가 각각 판매됐다고 밝혔다.
◆날씨가 가장 큰 변수 될 수도
이번 영암 대회에선 날씨가 큰 변수가 될 것이란 전망이다. 결선이 열리는 24일 새벽부터 비가 예보돼 있다. 카보의 김재호 부장은 "비가 온다면 드라이버의 실력이 승부에 더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F1은 드라이버의 기술과 차체 성능에 따라 승부가 갈리는 경기다. 하지만 노면에 변수가 생기면 드라이버의 기술이 훨씬 중요해진다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모든 선수들이 똑같이 브리지스톤의 특수 타이어를 끼우기 때문이다. F1 조직위는 시야를 방해할 정도로 폭우가 쏟아지지 않는 한 경기를 진행할 예정이다.
F1 선수들은 23일 오전 11시부터 1시간 동안 마지막 연습 주행에 나선 뒤 이날 오후 2시 예선을 벌인다. 24일 오후 3시에 시작하는 결선 레이스의 출발 순서를 정하기 위해서다. 결선은 서킷 55바퀴(총길이 308.825㎞)를 돌아 결승점을 통과하는 방식이다.
영암(전남)=조재길 기자 roa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