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이 21일 이호진 태광그룹 회장(48)의 모친인 이선애 상무(82)의 자택을 압수수색했다. 앞서 검찰은 지난주 그룹 계열사인 한국도서보급도 압수수색한 것으로 이날 확인됐다.

서울서부지검 형사5부(부장검사 이원곤)는 이날 오전 서울 장충동 이 상무 자택에 수사관 6~7명을 보내 회계서류와 전표 등을 확보했다. 수사관들은 열쇠공을 동원해 내실(內室)과 금고 등을 샅샅이 뒤진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앞서 법원으로부터 '피의 사실에 대한 소명이 부족하다'는 등의 이유로 영장발부를 두 차례 기각당한 뒤 세 번째로 영장을 청구해 발부받았다. 태광그룹의 비자금 의혹을 제기한 박윤배 서울인베스트 대표는 "이 회장이 경영을,이 상무가 자금을 맡았다고 보면 된다"고 말했다.

이 상무는 그룹이 차명계좌를 통해 수천억원대의 비자금을 조성하는 과정에서 주도적인 역할을 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그는 팔순의 고령인 지금도 본사 주차장 매출액까지 챙길 정도로 그룹의 재무 관련 의사결정에 깊숙이 개입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상무는 태광그룹이 2006년 쌍용화재(현 흥국화재)를 인수하면서 직원들의 차명계좌를 동원해 쌍용화재 주식을 집중적으로 사들였다는 의혹이 불거져 검찰 수사를 받기도 했다.

임도원 기자 van769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