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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영춘의 금융Watch] 테마섹 이탈…우리금융 민영화 차질 빚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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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합병 주도권 노리는 하나금융…최대주주 떠나 M&A 빨간불
    우리금융, 독자생존 계속 모색
    "우리금융지주와 하나금융지주의 합병에 본인(김승유 회장)의 용퇴를 카드로 쓸 수도 있다고 본다. "

    이종휘 우리은행장은 지난 9일 이렇게 말했다. 이 행장은 며칠 후 "시중에 나도는 얘기를 전한 것이었다"며 한발 물러났다. 하지만 파장은 상당했다. '우리금융이 독자생존을 포기하고 하나금융과의 합병으로 방향을 잡은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왔다. 상황은 21일 반전됐다. 하나금융의 최대 주주인 싱가포르 국부펀드 테마섹이 보유지분 9.62%를 털고 나가 버렸다. 하나금융의 우리금융 인수 · 합병(M&A) 전략이 어려워진 것 아니냐는 분석이 대두됐다. 주가도 7.31%급락했다.

    ◆곤혹스러워진 하나금융

    김승유 회장은 "소문난 연애치고 성사되는 것 없더라"고 말해왔다. 우리금융과의 합병에 그만큼 신중했다. 하지만 방향은 분명했다. 우리금융의 일부 지분인수후 합병이었다. 현재 정부의 우리금융 지분율은 56.97%.이 중 30%가량을 기존 대주주나 새로운 전략적 투자자들이 먼저 인수한 뒤 우리금융과 하나금융을 합병하는 방식을 추구했다.

    이 방법에 빨간불이 켜졌다. 테마섹이 하나금융에서 이탈해 버린 탓이다. 테마섹은 업종포트폴리오 조정 차원에서 지분을 매각했다고 한다. 여기엔 우리금융과의 합병에 참여하지 않겠다는 의미도 담겨 있다. 이날 시장에서는 최대주주로 등장한 골드만삭스(지분율 8.66%)도 빠져 나갈지 모른다는 소문마저 나돌았다.

    하나금융은 '테마섹 쇼크'에서 벗어나기 위해 발빠르게 움직였다. 이날 주요 주주들과 증권사 애널리스트들에게 테마섹의 지분 매각 배경을 설명하는 서한을 발송했다. 다음달부터는 싱가포르 미국 등에서 해외 투자자에게 M&A 전략 등을 설명할 예정이다. 하지만 기존 대주주가 이탈하는 마당에 새로운 파트너를 찾을지는 미지수라는 게 일반적인 관측이다.

    ◆자신감 충만해진 우리금융

    우리금융의 방침은 독자생존이다. 거래기업 연기금 외국인투자자들이 컨소시엄을 형성해 정부지분을 인수하는 방식을 추진 중이다. 이들이 각각 5~9%의 지분율을 갖고 과점주주를 구성하면 독자생존이 가능하다는 게 우리금융의 생각이다. 이를 위해 포스코 KT 등과 접촉 중이며 다른 기업에도 상호지분매입방식을 제안해 놓고 있다. 테마섹이 하나금융에서 이탈함으로써 자신들의 의도대로 될 공산이 커졌다는 게 우리금융의 반응이다.

    만에 하나 하나금융과 합병해도 밀릴 게 전혀 없다고 이들은 자신한다. 이종휘 행장은 "만약 두 회사가 합병하면 주체는 우리금융이 돼야 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그런 만큼 우리금융의 자신감은 어느 때보다 충만하다.


    ◆외국인들은 최고경영자 리스크 우려

    윤병철 한국FP협회장은 1991년부터 1997년까지 하나은행장을 지냈다. 맘만 먹으면 3연임도 얼마든지 가능했다. 윤 회장은 퇴진을 선택했다. 하지만 "퇴진은 쉽지 않았다"는 게 윤 회장의 설명이다. 가족은 물론 임직원 주주들을 설득하는 데 1년이 걸렸다고 한다. 윤 회장은 "김승유(현 하나금융 회장)라는 걸출한 후임자가 있었는데도 그랬다"고 회고했다.

    신한금융지주 내분사태의 근본원인은 따지고 보면 라응찬 회장의 장기집권이다. 라 회장은 신한은행장을 3연임한 뒤 신한금융 회장직을 4연임하고 있다. 최고경영자(CEO)만 19년째다. 한 전직 시중은행장은 "올초 4연임을 포기했으면 아무 문제가 없었을 것"이라고 아쉬워했다.

    결국은 자리문제다. 우리금융이 독자생존을 추진하는 이면에는 자리를 지키려는 임직원들의 희망이 녹아 있다. 하나금융이 합병을 추진하는 것도 주도권을 잡아 자리를 지키겠다는 속내가 깔려 있다.

    한 증권사 대표는 "신한금융이 내분사태에 휩싸이면서 외국인투자자들은 한국 금융회사의 CEO리스크를 실감하고 있다"며 "우리금융 민영화에 대한 투자를 선뜻 결심하지 못하는 것도 같은 맥락"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하나금융이 참여하지 않으면 우리금융 민영화는 무산될 공산이 크다"며 "민영화를 성사시키려면 외국인 투자자들의 CEO리스크에 대한 우려부터 불식시켜야 한다"고 덧붙였다.

    경제부 금융팀장 hayou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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