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중동 자본을 유치하기 위해 오는 26일 아랍에미리트(UAE) 아부다비에서 대규모 투자 설명회를 열기로 했다.

박영준 지식경제부 차관을 단장으로 한국자산관리공사 등 20개 정부 기관과 주요 은행,벤처캐피털 대표 등이 참여하는 투자 유치단도 보내기로 했다.

정부 관계자는 "한국우주항공산업(KAI)을 비롯해 하이닉스반도체, 대우조선해양,쌍용건설 등 공적자금이 투입된 매각 예정기업에 대한 투자의사를 타진하기 위해 아부다비에서 투자 포럼을 열기로 했다"며 "아부다비,두바이 등 UAE의 국부펀드와 주요 기업들이 투자 유치 대상"이라고 18일 밝혔다. 이 관계자는 "중동 쪽에서도 이미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며 "중동계 자본이 참여하면 매각 대상 기업 처리와 공적 자금 회수에도 속도를 낼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번 아부다비 투자포럼에는 세계 최대 국부펀드인 아부다비투자공사(ADIA)가 참석할 것으로 알려졌다. 1970년대 무슬림 회원국들의 산업 인프라 조성을 위해 설립된 중동계 국제 기구인 이슬람발전은행도 참여키로 했다.

정부는 사우디아라비아와 쿠웨이트의 주요 기업에도 초청장을 보냈다. 지난달 말 현대건설 인수전 참여를 타진했던 사우디의 알자히드그룹도 관심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정부 관계자는 "중동 지역을 대상으로 한 투자 설명회로는 역대 최대 규모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투자 유치단을 총 70명 정도로 구성하기로 했다. 정부 관계자는 "투자 포럼 세션을 2개로 나눠 진행할 예정"이라며 "첫 번째 세션에선 한국 투자 여건 등 일반적 경제현황을 설명하고,두 번째 세션에서 주요 매각 대상 기업을 상세히 소개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그는 "국민 정서를 고려해 경영권을 넘기는 것보다는 일부 지분을 참여시키는 방법으로 투자를 유치할 것"이라며 "인프라 투자 등 세부 분과별로도 설명회를 준비 중"이라고 덧붙였다.

아부다비 투자포럼에선 중동계 자본을 유치하는 것은 물론 한국 기업들이 중동에 투자할 수 있는 방안도 논의할 예정이다. UAE,사우디아라비아,오만 등 중동 부국들은 '포스트 오일' 시대에 대비해 산업 다각화 정책을 펴고 있어 정부는 국내 기업들의 참여 기회가 많을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에선 정부 내 '실세'로 꼽히는 박 차관이 투자 유치단을 이끌고 있다는 점에서 중동자본 유치를 통해 난항을 겪고 있는 하이닉스 대우조선 대우건설 등의 매각작업이 탄력을 받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박 차관은 아부다비 투자포럼에 참석한 뒤 아프리카의 콩고 짐바브웨 모잠비크 등을 방문,자원외교를 펼칠 예정이다.

박동휘/주용석 기자 donghui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