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건강보험공단의 적자 규모가 올 연말께 1조30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됐다. 이는 작년 적자(32억원)의 400배에 이르는 규모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신상진 한나라당 의원이 18일 건보공단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올 들어 9월까지 공단의 수입은 25조4312억원,지출은 25조9159억원이었다. 9월까지 누적적자는 4847억원이었다.

문제는 오는 12월까지 누적 적자가 이보다 훨씬 큰 1조3000억원에 이를 것이라는 점이다. 정명수 건보공단 재정관리실 차장은 "작년 정산금이 들어오는 상반기보다 하반기에 더 적자폭이 커진다"며 "10~12월에는 매달 2000억~3000억원가량 적자가 발생해 최종적으로 1조3000억원의 적자가 날 것"이라고 예상했다.

건보공단은 이것이 그나마 비상경영체제를 선포해 예상 적자폭을 줄인 결과라고 설명했다. "지출을 가급적 줄이고 각 지사의 비용을 통제한 결과 올초 정형근 건보공단 이사장이 밝힌 올해 예상 적자폭 1조8000억원보다 5000억원가량 줄어들었다"는 것이다.

작년에는 32억원 적자에 그쳤던 건보 재정이 올 들어 크게 악화된 이유는 글로벌 금융위기로 경기가 침체돼 건보료 수입 증가율이 7~8%에 머물렀기 때문이다. 반면 국고로 지원되던 저소득층 의료급여(의료비 지원)가 건보 재정 지출로 전환된 데다 고령화로 노인성 질환이 늘면서 지출이 작년보다 12~13% 증가했다.

이상은 기자 se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