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에서 공산당 간부 출신 인사들이 언론자유를 공개 요구하고,유력 신문들이 원자바오 총리의 '정치개혁 불가피론'에 지지 의사를 표명하는 등 정치개혁 논쟁이 가열되고 있다. 특히 향후 5년간의 국정 방향과 시진핑 국가 부주석을 차기 최고 지도자로 사실상 확정할 예정인 중국 공산당 제17기 중앙위원회 5차 전체회의(17기 5중전회)가 15일 개막하기 직전에 나타난 현상이어서 비상한 관심을 끈다.

14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는 중국 공산주의청년동맹의 기관지인 중국청년보와 신경보 등 주요 신문들이 최근 원 총리의 정치개혁 필요 발언을 이례적으로 보도,이에 대한 지지 의사를 표명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후난성 창사(長沙)시의 소상신보는 '중국은 3번째 30년 개혁을 시작했다'는 제목으로 한개면 전면을 할애해 원 총리의 발언을 보도했다. 장쑤성 난징(南京)시의 현대쾌보 역시 한 면 전부를 원 총리 발언과 분석으로 채웠다. 상하이의 동방조보,후베이성 우한(武漢)시의 장강일보 등도 이를 주요 기사로 게재했다.

원 총리는 지난 8월20~21일 광둥성 선전을 방문,"정치체제가 개혁되지 않으면 경제발전의 성과를 상실할 수 있다"고 발언,정치개혁 논란을 촉발한 바 있다. 원 총리는 이후 43일 동안 국내외에서 일곱 차례나 정치개혁을 역설했다. 이어 마오쩌둥의 비서를 지낸 리루이(李銳)와 공산당 기관지인 인민일보 편집장을 지낸 후지웨이(胡績偉) 등 개혁파 인사 23명은 지난 12일 온라인 공개서신을 통해 언론출판의 자유를 보장하라고 촉구했다.

이에 따라 17기 5중전회에서 정치개혁에 관한 내용들이 논의될지 주목된다. 이와 관련,위커핑 중국 공산당 중앙편역국(編譯局,당 지도노선 연구소) 부국장은 "17기 5중전회에서 확정될 12차 5개년 계획에서 정치 사회문제가 주로 다뤄질 것"이라고 말해 정치개혁이 중요한 의제가 될 수 있음을 시사했다.

그러나 정치개혁에 반대하는 보수파들의 목소리도 만만치 않다는 점에서 당장 실질적인 성과를 나타내긴 힘들 것이란 전망이다. 원 총리가 선전에서 정치개혁의 필요성에 대해 언급한 직후 인민일보 등에서 '시대착오적 발언'이란 비판 기사가 실렸다.

18일 폐막하는 17기 5중전회는 시 부주석이 공산당 중앙군사위 부주석으로 선출되느냐가 초미의 관심이다. 그는 후진타오 국가주석의 후계자로 유력하지만 확정된 상태는 아니다.

베이징=조주현 특파원 fore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