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일 99세로 별세한 프랑스 최초의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 모리스 알레는 20세기 후반 가장 통찰력있는 경제학자중 한사람이었다고 파이낸셜 타임스(FT)가 14일 소개했다.

그는 월스트리트를 "진정한 카지노"로 묘사했으며 1998년과 2008년 금융위기를 불러온 은행 및 주식시장의 관행들을 오랜 기간 비난해왔다.

알레는 말년에 "세계화의 이익은 다국적기업들만 누린다"라며 세계화의 위험성을 강조했다.

그는 세계무역기구(WTO)에 대해 비판적이었으며 어느 정도의 국가 보호무역주의는 때때로 정당화된다고 주장했다.

1987년 주식시장 붕괴 직전 알레는 세계 경제가 1929년 대공황 이전 시기를 방불케 한다고 지적했다.

가장 최근의 금융위기 직전에는 90대의 나이에도 불구하고 "세계 경제는 전적으로 거대한 부채의 피라미드에 의존하고 있다.

취약한 균형상태에 서로 서로가 의지하고 있다.

이처럼 전반적으로 멜트다운(용해)의 위협이 있는 상태에서 이처럼 잠재적인 불안정이 조성된 적이 없었다"라고 경고했다.

알레는 또한 역사학자였으며 '알레 효과'로 유명한 물리학자이기도 했다.

알레 효과는 아인슈타인의 상대성 이론의 약점과 아인슈타인이 네덜란드 물리학자 헨드릭 로렌츠와 프랑스 물리학자 앙리 푸앵카레의 연구를 표절했을 가능성을 시사한다.

그는 "원뿔 형태의" 진자를 발명해 중력을 연구하는 과정에서 일식 기간에는 진자의 움직임이 약간 빨라진다는 것을 발견했다.

이는 "현재 인정되고 있는 이론들의 테두리내에서는 설명이 불가능"한 현상이라고 말했다.

이는 아인슈타인의 이론에 오류가 있을 수도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알레는 1988년 노벨경제학상을 받았다.

그의 제자였던 제라르 드브뢰가 1983년 노벨경제학상을 수상했으나 그는 미국에 귀화한 상태였기 때문에 프랑스 국적으로는 알레가 유일한 노벨경제학상 수상자이다.

알레는 자신을 "사회주의적 자유주의자"라고 주장했으나 이민이 제한돼야한다고 생각했으며 생활수준이 현저하게 차이가 나는 국가들 사이에서 "논리적 근거가 있는 보호무역주의는 정당화될 뿐 아니라 전적으로 필요하다"라고 강조했다.

그는 1940년대 수요와 공급 사이에 가격이 균형을 이루는 수학적인 "균형 가격형성" 공식을 만들어냈다.

1947년에는 금리는 경제성장률을 넘지 말아야 한다고 주장했으며 1953년에는 불확실에 직면해서 개인이 선택을 하는 방법에 대한 기존의 이론에 도전해서 '알레 패러독스'를 내놓았다.

이에 따르면 대부분의 사람들의 자연스러운 성향은 기존 이론에서는 비합리적인 것으로 보는 방향으로 움직인다는 것이다.

1911년 5월31일 파리에서 출생한 알레는 어린시절 아버지가 제1차대전 당시 독일군 포로수용소에서 사망한 뒤 홀어머니를 도와 치즈상점에서 일하곤 했다.

에콜 폴리테크닉을 졸업하고 국영 프랑스광업공사에 들어가 근무했다.

1933년 대공황 기간 미국을 방문한 알레는 빈곤과 기아 현상을 목격하고 자신의 목표를 바꿨다.

그는 "나는 이유를 알고싶었다.

(경제학을 시작하게된) 나의 동기는 세계가 직면한 문제들에 대한 치료법을 발견하는 것이었다"라고 말했다.

그는 파리 근교 생클루 자택에서 노환으로 숨졌다.

올해 초 니콜라 사르코지 대통령은 프랑스 최고의 영예인 레종도뇌르 그랑 크로스 훈장을 수여했다.

부인 자크린은 2003년에 세상을 떠났으며 유족으로는 딸이 한명 있다.

(서울=연합뉴스) kej@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