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식경제부가 13일 발표한 신재생에너지 산업발전 전략은 선진국과 중국 사이에서 '샌드위치'신세가 된 신재생에너지 산업을 차세대 주력산업으로 육성한다는 것이 핵심이다. 정부는 태양광을 제2의 반도체,풍력을 제2의 조선산업으로 키운다는 청사진을 제시했다.

정부는 이를 위해 내년부터 2015년까지 민간기업 33조원,정부예산 7조원 등 총 40조원의 자금을 투자할 계획이다.

◆뒤처진 경쟁력

신재생에너지 산업발전 전략은 글로벌 녹색산업 경쟁에서 한국이 본격적으로 뛰어든다는 의미를 갖는다. 지경부에 따르면 전 세계 신재생에너지 시장 규모는 폭발적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2005년부터 연평균 28.2% 성장하며 지난해 1620억달러로 커진 데 이어 2015년에는 4000억달러,2020년에는 8000억~1조달러대로 팽창할 전망이다. 2020년에는 시장 규모가 지금의 자동차 산업(2009년 기준 1조1600억달러)과 맞먹을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 일본 유럽연합(EU)은 이미 선도그룹을 형성하고 있다. 한국의 실질적 경쟁 상대라 할 수 있는 중국은 막대한 자금을 쏟아부어 이 분야 신흥강자로 급부상하고 있다. 중국은 2020년까지 총 7400억달러(약 830조원)를 투자한다는 계획 아래 지난해에만 향후 한국의 5년치 투자액과 비슷한 346억달러(약 39조원)를 신재생에너지 분야에 밀어넣었다.

반면 한국은 최근 3년간 이 분야에 2조원가량을 투자했을 뿐이다. 최근 투자가 늘어나는 추세이기는 하지만 수출 경쟁력 측면에선 선진국과 중국에 낀 형국이다. 태양전지는 한국의 기술 경쟁력이 선진국의 90% 수준이고 가격 측면에선 중국보다 25%가량 비싸다. 상업성을 인정받는 해상풍력은 국산화 수준이 70%에 불과하다.
◆태양광과 풍력에 집중

정부의 육성 대책은 한마디로 선택과 집중이다. 잠재력이 큰 태양광과 풍력에 집중한다는 것이다. 향후 5년간 신재생에너지 분야 민간 투자액 중 태양광이 20조원,풍력이 10조원으로 전체의 90%에 달한다.

태양광은 폴리실리콘 잉곳 태양전지 모듈 등 각 분야의 산업 생태계가 이미 마련돼 있다는 점에서,풍력은 세계 최고 수준의 조선 · 플랜트 산업과 연관성이 높다는 점에서 한국이 경쟁력을 갖출 수 있다는 게 정부의 판단이다.

정부 지원은 대형 연구 · 개발(R&D)과 신재생에너지 보급사업에 초점이 맞춰졌다. 향후 5년간 R&D에 3조원,보급 사업에는 4조원이 각각 투자된다.

R&D 투자에선 '세계시장 선도 10대 핵심기술'개발에 1조5000억원이 배정된다. 태양전지 고효율화,해상용 대형 풍력 발전 기술 등이 이에 해당한다. 중소 · 중견기업을 중심으로 8대 부품 · 소재 · 장비 기술개발에도 2015년까지 1조원이 지원된다.

또 내수시장 창출을 위해 공공분야를 중심으로 신재생에너지 설비를 설치하는 10대 그린 프로젝트가 추진된다. 10대 프로젝트에는 2756개 우체국을 대상으로 한 '그린 포스트',1만1080개 초 · 중 · 고등학교 건물을 대상으로 한 '그린스쿨',휴게소와 도로공사 주변이 대상인 '그린 하이웨이',군 시설과 유휴부지를 염두에 둔 '그린 아미'등이 포함됐다.

내년부터 명품 '신재생에너지 시범도시'사업을 추진하고 4대강 사업 16개 보에 수력발전소를 건설하는 사업도 진행한다.

수출 산업화는 풍력 산업부터 집중한다. 2012년까지 대형 해상풍력 발전기 개발을 완료하고 2013년에는 서남해안권에 100㎿급 실증단지를 구축해 해외 진출을 위한 기반을 마련한다. 2015년까지 수출 1억달러 이상의 '글로벌 스타 기업' 50개를 육성하기 위해 중견기업을 중심으로 후보군을 선정해 기술 개발부터 금융 마케팅 인증까지 필요한 지원을 패키지로 제공하기로 했다. 인력 양성을 위해 태양광 풍력 등 각 신재생에너지 분야별 전문 대학원을 신설하고,태양광 설비 기사와 풍력 설비 기사 등 국가기술자격증 제도를 도입할 계획이다.

주용석 기자 hohobo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