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정보기술)주들이 일제히 반등에 나서고 있다. 세계 최대 반도체업체 인텔이 시장의 기대치를 웃도는 3분기 실적을 내놓은게 호재로 작용했다.

13일 오전 10시28분 현재 코스피 전기전자업종지수는 전날보다 0.99% 상승하며 5거래일 만에 상승하고 있다.

종목별로는 대장주인 삼성전자가 전날 대비 0.13% 오르며 닷새만에 반등을 시도하고 있고, 하이닉스(3.32%) 삼성SDI(2.75%) LG디스플레이(2.66%) 삼성전기(1.75%) LG이노텍(1.52%) LG전자(1.15%) 등도 일제히 오름세다.

반도체 장비 제조업체 아토와 아이피에스는 합병 기대감까지 더해 각각 8.04%, 3.02% 상승하고 있으며 심텍, 프롬써어티 등 IT부품·장비주들도 1%대 상승세다.

12일(미 현지시각)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인텔은 지난 3분기 순이익이 전년동기 대비 59% 증가한 29억6000만달러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주당 순이익은 52센트로 예상치인 50센트를 웃돌았다. 매출액도 시장 전망치(110억달러)를 상회하는 111억달러를 기록했다.

인텔 측은 양대 사업부문인 PC 클라이언트 그룹(PC Client Group)과 데이터 센터 그룹 매출액이 증가하며 부문별로 균형잡힌 성장세가 지속되고 있다고 밝혔다. 이머징마켓 매출비중도 58%에 달해 실적이 호조세를 보였다는 자체 평가도 내놨다.

인텔은 또 올 4분기 매출액이 전분기 보다 개선된 114억달러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시장 기대치인 113억달러를 소폭 웃도는 수준이다.

노근창 HMC투자증권 연구원은 "인텔은 그간 4분기 매출액은 전분기 대비 8% 가량 증가할 것이란 전망치를 내놨었는데 올해에는 3% 성장에 그칠 것으로 예상했다"며 "하지만 넷북 시장이 위축된다는 점 등을 감안할 때 이 정도의 성장세도 의미가 있는 것"이라고 진단했다.

무엇보다 3분기 개선된 실적 발표로 수요가 위축될 것이란 우려가 해소돼 긍정적이란 평가다.

김장열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인텔의 3분기 실적 발표는 실적이 둔화될 것이란 두려움을 해소시키는 측면에서 의미가 있다"며 "3분기말 재고와 매출 비율도 31%로 지난 2분기(36%) 대비 축소돼 우려가 완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4분기 실적 모멘텀(성장 동력)이 부재한 만큼 내년을 겨냥한 투자전략이 유효하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정진관 한양증권 연구원은 "인텔 효과는 단기적인 것으로 그칠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국내 IT업체들의 실적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며 "원화가 강세를 보임에 따라 실적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수 밖에 없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노근창 연구원도 "4분기 IT업체들의 평균 실적은 전분기 대비 20% 줄어들 것으로 전망된다"며 "원화가 강세를 보이고 있어 'V자 반등'을 꾀하기는 힘들기 때문에 당분간 주가가 박스권 내에서 제한적인 등락을 보일 것을 감안해야 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다만 "수요 위축에 대한 우려가 해소되며 내년 1분기 IT주가 주도주로 복귀할 것이란 전망에는 변함이 없다"고 덧붙였다.

한경닷컴 김효진 기자 jinh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