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증시가 외국인의 변심에 큰 하락세를 보였다. 외국인은 유가증권시장에서는 20거래일만에, 코스닥시장에서는 9거래일만에 '팔자'로 돌아섰다.

12일 코스피지수는 전날보다 21.87포인트(1.16%) 내린 1868.04로 거래를 마쳤다. 장 초반 보합권에서 등락하던 지수는 외국인의 순매도 확대에 약세로 방향을 잡았다. 한때 1857.93까지 밀렸던 지수는 장 막판 들어온 기관의 순매수세 덕분에 1860선 후반에서 장을 마감했다.

전문가들은 이날 증시 하락 이유로 중국의 지급준비율 인상에 따른 긴축정책 우려와 가파른 원·달러 환율 하락으로 인한 외국인의 환차익 기대감 저하 등을 꼽았다.

외국인은 20일만에 매도 우위를 보이며 화학 운송장비 전기전자 등을 중심으로 2147억원어치 주식을 순매도했다. 개인과 기관은 각각 3476억원, 236억원의 순매수를 기록했다. 차익거래에서 순매도가 나오며 전체 프로그램은 968억원의 매도 우위였다.

은행을 제외한 전업종이 하락했다. 운송장비 기계 화학 전기가스 증권 섬유의복 철강금속 등이 1~2% 내렸다. 시가총액 상위종목들도 KB금융과 LG전자를 빼고 모두 하락했다.

최근 증시를 이끌었던 조선주과 자동차주들이 조정을 받았다. 삼성중공업 현대중공업 한진중공업 대우조선해양 등이 1~2% 하락했다. 현대차와 기아차는 2% 밀렸고, 현대모비스 새론오토모티브 글로비스 화신 만도 등 자동차부품주들도 낙폭이 컸다.

반면 은행주들은 기준금리 인상 기대감에 상승했다. 우리금융이 2% 이상 올랐고, KB금융과 하나금융지주도 상승했다.

이날 상한가 14개를 포함한 270개 종목이 올랐고, 하한가 1개 등 560개 종목은 하락했다. 63개 종목은 보합을 기록했다.

코스닥 지수는 전날보다 2.72포인트(0.55%) 내린 494.08을 기록했다. 외국인이 9거래일만에 순매도를 나타내면서 나흘 연속 조정을 보였다.

외국인과 기관은 각각 102억원, 69억원어치의 주식을 팔아치웠다. 개인은 248억원 매수우위를 보였지만 지수를 상승세로 이끌지는 못했다.

대부분의 업종이 약세를 보였다. 오락문화, 운송장비, 디지털컨텐츠 업종 등이 1~2%의 하락률을 기록했다. 섬유의류, 종이목재, 유통 등과 같은 업종은 상승했다.

시가총액 상위종목들도 줄줄이 약세였다. 서울반도체, SK브로드밴드, CJ오쇼핑, 동서, OCI 머티리얼즈, 태웅, 네오위즈게임즈 등이 하락했다. 반면 셀트리온은 사노피아벤티스와 182억원 규모의 공급계약 소식에 장막판에 반등했다. 포스코 ICT, 메가스터디, 태광, GS홈쇼핑 등은 오름세를 보였다.

갤럭시탭 출시를 앞두고 부품관련주들이 움직였다. 이라이콤, 에스맥, 디지텍시스템, 플렉스컴, 인탑스 등이 3~5%의 상승세를 기록했다. 비트컴퓨터, 인성정보, 유비케어 등과 같은 U헬스케어주들도 오름세였다.

상한가 종목은 6개, 상승종목은 325개였다. 하한가 종목은 5개, 하락종목은 579개였고 보합종목은 82개였다.

한편 원·달러 환율은 하루만에 급등해 1130원대로 올라섰다.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14.80원(1.33%) 오른 1131.50원에 거래를 마쳤다.

한경닷컴 한민수·김하나 기자 hm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