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입은행은 녹색산업 지원 및 글로벌 강소기업 육성을 위해 올해 60조원의 여신을 지원하기로 목표를 세웠다. 작년 목표치(53조원)보다 13% 증가한 규모다. 녹색산업은 성공이 불확실한 경우가 많아 민간 금융회사들이 지원을 기피하는 분야다. 그러나 수출입은행은 대외정책금융기관으로서 다양한 방식으로 잠재력이 큰 녹색산업을 지원해 주고 있다.

현재 원전 신재생에너지 탄소배출권확보(CDM)사업 등 녹색산업에 대해 우대금리를 적용, 기술력을 갖춘 기업들이 해외 시장을 선점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녹색산업 분야 중소기업에 대해선 수출실적의 100% 한도로 여신을 지원해 주고 있다.

한국형 히든챔피언 300개사도 육성하고 있다. 히든챔피언이란 수출 실적이 연간 1억달러 이상이고 세계시장 지배력을 갖춘 글로벌 중소 · 중견기업을 말한다. 수출입은행 관계자는 "히든챔피언에 선정된 기업들이 우리 경제의 든든한 허리 역할을 담당하도록 지원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수출입은행은 향후 10년간 연 평균 2조원씩 총 20조원을 지원한다.

수출입은행은 국내 기업들의 적극적인 해외 진출도 돕고 있다. 최근엔 한국석유공사가 영국의 석유탐사업체인 다나페트롤리엄을 인수하는 데 필요한 인수자금 7억5000만달러를 지원했다. 아랍에미리트(UAE) 원전사업의 수주 경쟁이 치열하던 작년 상반기에도 한국전력 등 국내기업이 성공적으로 수주하는 데 큰 역할을 했다. 은행 관계자는 "작년 UAE 원자력전력공사를 상대로 한국의 해외발전사업 지원경험 및 수출입은행의 경쟁력을 집중 홍보했다"며 "일본국제협력은행(JBIC) 및 프랑스무역보험회사(Coface) 등과 겨뤄 이겨낸 쾌거였다"고 말했다.

이 같은 대외 인지도에 힘입어 수출입은행은 제16회 아시아 수출입은행장 회의(AEBF) 의장국을 맡아 국가 간 공동금융지원 약정 최종합의를 이끌어내기도 했다.

수출입은행은 글로벌 금융위기 때마다 방파제 역할도 충실히 이행했다. 올해 6월 말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정부를 제외한 한국계 기관으로는 처음으로 10년 만기 달러화 채권 발행에 성공했다.

수출입은행은 안정적 외화자금 확보를 위해 선진국 자본시장에만 의존하지 않고 브라질 등 틈새시장을 적극 공략, 외화 차입 경로를 다변화하고 있다. 올 상반기 대만 및 페루에서 현지 통화 채권을 발행한 데 이어 호주 콜롬비아 스위스 등 비달러화 시장에서도 채권발행 규모를 늘릴 계획이다.

안대규 기자 powerzani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