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지역 소주업체인 대선주조의 인수전이 겉돌고 있다.매각 주관사는 매입가격이 낮다며 더 높여라고 요구하고 있고,지역의 인수 희망업체들은 오히려 인수가격을 낮춰야 한다고 맞서고 있기 때문이다.

11일 관련업계 등에 따르면 대선주조 매각 주관사인 대우증권은 지난달 30일 부산의 조선기자재업체인 비엔그룹과 건설업체 삼정을 주축으로 한 부산상공계 컨소시엄,롯데칠성음료 등 인수희망자들로부터 제출받은 입찰제안서상의 인수가격이 예상보다 낮다며 재입찰에 들어갔다.

　대우증권은 재입찰 방침을 인수희망자들에게 전달하고 11일까지 인수가격을 높여 재입찰에 응할 것을 요구했다.하지만 비엔그룹은 인수가격을 높이거나 인수조건을 다르게 할 경우 재입찰에 불참하겠다고 밝힌데 이어 이날 부산상공계도 인수가격 인상은 어렵다며 재입찰에 불참키로 했다.

부산 상공계 컨소시엄 관계자는 “지난달 30일 대선주조 입찰제안서 제출 당시 대선주조의 2009년 시장점유율과 경영지표 등을 토대로 최대한 높은 인수가격을 산정해 제출했으나 지금은 시장점유율이 20%포인트 이상 추가 하락한데다 영업이익 등 경영지표도 악화된 상황인데도 인수가격을 더 높여야한다는 것은 말도 안된다”며 오히려 가격을 낮춰야 한다고 말했다.

비엔그룹 관계자도 “자체적으로 실사를 벌여 대선주조 인수가격을 결정해 제시했으나 대선주조 최대주주인 코너스톤측에서 일방적으로 무효화하고 재입찰에 나선 것은 납득할 수 없다”며 “재입찰에 참여하지 않을 방침”이라고 밝혔다.

　대우증권은 인수희망자들이 이날까지 재입찰 의사를 밝히지 않음에 따라 다시 5일간 재입찰 기간을 연장하고 인수가격이나 인수조건 등을 새롭게 써 낼 것을 요구하고 있지만 실제 재입찰이 이뤄질지는 미지수다.

　한편 부산지역 시민사회단체들은 이날 오후 부산시청 광장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대선주조 소유주인 사모펀드가 매각가격을 높이려고 터무니없는 억지조건을 내세우며 재입찰에 나서고 있다”라며 “롯데칠성음료 인수가 성사되면 대선주조 제품은 물론 롯데그룹 전체 제품에 대한 불매운동을 전개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부산=김태현 기자 hy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