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통령이 공석인 청와대 외교안보수석 인선을 놓고 장고(長考)를 거듭하고 있다.

이 대통령은 지난달 말 김성환 당시 외교안보수석을 외교통상 장관에 임명키로 마음을 굳힌 뒤 외교 수석 후임자를 찾아볼 것을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열흘이 넘게 지난 10일까지도 아직 확실한 적임자가 나타나지 않아 인선이 늦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청와대 핵심참모는 "당초 10일에는 외교안보수석을 임명할 수 있을 것으로 봤으나 아직 사람이 정해지지 않았다"면서 "현재로선 누가 될지 예단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당초 외교 수석 후임으로는 이 대통령의 측근인 김태효 청와대 대외전략비서관이 유력하게 거론됐지만 최근 들어서는 직업 외교관 출신인 김숙 국가정보원 1차장도 만만찮다는 얘기가 적잖이 들리고 있다.

이와 함께 천영우 외교부 2차관, 김성한 고려대 교수, 김우상 주(駐)호주 대사, 위성락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 등도 하마평에 오르내린다.

이처럼 외교 수석 인선이 늦어지면서 정치권에서는 갖가지 설과 억측이 나돌고 있다.

최근 남북 관계가 해빙 무드를 맞은 점을 고려, 다소 강경파인 김태효 비서관 대신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과 북핵 6자회담 수석대표 등을 거친 김숙 1차장 등 유화파 카드를 고려하고 있다는 설이 심심찮게 들린다.

또 당초에는 김 비서관의 외교수석 임명이 유력했으나 병역면제 경력 때문에 정치적 부담이 크다는 부분이 점점 부각되면서 다른 적임자를 찾는데 시간이 걸리고 있다는 설도 있다.

일각에서는 외교부에서 외교부 출신 수석이 와야 한다는 입장을 고집하면서 인사가 꼬이고 있다는 미확인설까지 나오고 있다.

청와대 관계자는 "늦어도 이번 주 중에는 이 대통령이 외교 수석을 임명할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이승우 기자 lesli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