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변화 시대에 알맞은 관광 정책의 수립과 실행은 피할 수 없는 당면과제다. 1980년대와 1990년대의 개발 패러다임인 '지속가능한 개발'은 지금도 여전히 유효하다.

관광산업을 활성화시키면서 자원을 보전하고 주민의 복지도 증진시킬 수 있는 방안은 무엇인가? 관광산업도 친환경성이 확보되지 않고서는 지속될 수 없다. 특히 크게 늘고 있는 보호지역과 우수한 자연지역에서의 관광은 환경보전과 낙후지역의 발전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아야 하는 어려운 과제를 던져준다.

정부는 관광산업에서 저탄소 녹색성장 전략의 하나로 '생태관광'을 선택했다. '녹색성장 5개년 계획'에 생태관광 활성화 전략을 포함시키고 생태관광 인증 등 정책 실행을 통해 친환경적,친사회 문화적 관광상품 개발을 유도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물론 생태관광을 통한 관광의 녹색성장 실현은 간단한 문제는 아니다. 생태관광이라는 명목하에 각종 관광개발이 추진되고 있지만 이로 인한 환경훼손과 지역소외가 우려되는 실정이다. 지역적 특성과 여건을 고려하고 보전을 염두에 둔 전략적 접근이 아니라 시간에 쫓기듯 혹은 보여지는 결과물에 초점을 맞춘 하드웨어 중심의 개발이'무늬만 생태관광'을 낳고 있는 셈이다.

생태관광이란 무엇인가? 어떤 개발방식이 관광의 녹색성장을 보장할 것인가? 정부는 생태관광 개발 과정 및 운영관리 방식에서 타지역의 모범이 될 수 있도록 한국형 10대 생태관광 모델사업을 시행 중이다. 기본계획 수립에서부터 지역별 환경에 부합하는 소프트웨어 및 하드웨어 개발이 합리적으로 이뤄질 수 있도록 분야별 전문가로 구성된 생태관광컨설팅단을 운영하고 있다. 올해부터 2013년까지 자원과 지역의 특수성이 반영된 한국적 생태관광 모델이 만들어진다. 이를 토대로 다른 지역들이 벤치마킹할 수 있도록 정책적 지원을 펼칠 계획이다.

사실 국민이 알고 있는 생태관광이 정말 생태관광이 맞는지,그들이 경험했다는 생태관광이 진정한 생태관광인지 보장할 수는 없다. 생태숙박시설은 물론 생태관광상품을 전문으로 취급하는 여행사가 손가락으로 꼽을 만큼 소수에 불과하고,공공기관 주도의 상품은 무상에 가깝게 제공되는 탓이다. '무늬만 생태관광'은 시장의 경쟁력을 떨어뜨릴 뿐만 아니라 향후 소규모 환경친화적 개발을 통해 차별화된 서비스를 제공하는 공급자의 경제적 지속성과 사회문화적 자존감을 저해할 수 있다.

생태관광이 성공적인 관광형태로 자리잡으려면 국민적 공감대가 형성되어야함은 물론 생태관광 및 녹색관광 행동에 대한 지속적인 홍보도 필요하다. 생태관광이 중요한 이유는 사람과 환경 모두가 공존하는 녹색성장이란 이상을 충족시킬 수 있어서다. 정부와 국민,그리고 산업계 모두의 협력이 그 어느 때보다 절실하다.

김성일 < 문화체육관광부 관광레저기획관 >